“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 7: 9)
20대 초반의 재수생, 재수학원에 다니면서 공부에 집중이 안 되고 수업 중에도 여자 친구가 생각이 나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걱정과 의심이 든다고 한다. 학원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여자 친구가 찾아와서 즐겁게 지내는 듯하다가 의심 아닌 의심으로 다툼이 있게 된다고 한다. 한번은 즐겁게 이야기하던 중에 여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핸드폰 밖으로 들리는 목소리가 남자이고 다정한 듯 반말을 섞어가면서 웃음소리를 내며 신나게 이야기했다. 순간 여자 친구의 옷을 보니 짧은 미니스커트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전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화를 내며 하지 말아야할 욕까지 하며 지나치게 분노를 폭발했다. 여자 친구가 학과 친구일 뿐이라는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도 좀처럼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헤어지게 되었다. 잦은 말다툼에 여자 친구의 권유로 분노 조절을 위해 진료실까지 방문하게 되었다.
이렇게 뉴스에 나올 법한 정도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정도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정도의 일상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분노, 화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화, 분노는 사전적 의미로는 분개해 몹시 성을 냄, 또는 그렇게 내는 성으로 노여움, 격분, 격노, 노발대발, 울분, 울화, 진노 등의 유사한 말이 있다. 분노는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로 괴로움과 같은 감정이다. 우울증의 일부분 어느 타입은 분노의 감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분노의 영어 표현 ‘anger’와 괴로움을 뜻하는 ‘anguish’가 같은 어원인 것을 보아도 유사한 감정임을 알 수 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