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관세전쟁으로 세계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국익을 앞세워서 고립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면서 관세장벽으로 자유무역제도가 무너지고 2차 대전 이후의 국제질서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칼끝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 철강·자동차 등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145%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 25%, 일본 24%, 베트남 46% 등의 상호 관세는 90일간 유예했다. 트럼프는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면서 목표가 중국 견제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1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교역이 급감했다. 전문가 관측대로 관세전쟁은 양국 경제에 상호확증파괴(相互確證破壞)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4월 16일에 25년도 세계 무역 성장률 예측치를 3%에서 –0.2%로 수정했다. 미국이 상호 관세 조치를 시행하면 전년 대비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며, 치솟는 관세와 높아지는 무역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감소’를 예측했다.
트럼프는 실리를 얻기 위해서 수시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도 2018년 트럼프 1기 때 시작한 무역전쟁 격화를 예상하고 사전에 치밀하게 대비했다. 트럼프가 중국 관세를 바꾸면 중국도 즉시 상응 조치를 시행하고, 관세 상한을 먼저 정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전거는 1980년대 레이건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레이건이 대통령에 취임한 1981년부터 걸프 전쟁이 종결되고 소련이 해체한 1991년까지를 레이건 시대라고 부른다. 레이건은 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앞세우면서 일본을 약화시키고 소련과 데탕트를 추진해서 냉전 종식의 주역이 되었다. 반면에 과도한 군비 확장, CIA를 앞세운 제3세계 개입, 사회보장제도 축소,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 확대 등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는다.
트럼프는 레이건처럼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프라자합의’(1985)로 경쟁상대 일본을 꺾은 사건에 빗대어 ‘마러라고 합의’를 준비하고 있다. ‘마러라고 합의’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 위원장이 2024년 11월에 ‘세계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한 가이드’에서 처음 제안했다. 관세와 안보를 무기로 다자간 합의를 통해 달러화 약세를 실현하는 전략이다. 100년물 미국 국채를 무이자에 가까운 금리로 동맹국에 강매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이 부과하는 기본 관세 10%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최종적으로 중국에 50-60%의 상호 관세 부과를 기대한다고 관측한다.
중국은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로 인한 내수 부진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닝지저(宁吉喆)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제7차 전국 인구 대조사(2020)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전히 거대한 인구, 교육수준 개선, 신생아 성별 구조 개선, 어린이 인구 확대와 비중 증가, 활발한 인구 유동성, 도시 상주인구 증가 등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그러나 프라자합의 이후 일본은 인구 감소로 부담이 가중되었다. 중국도 미중 대결과 함께 내우외환을 겪을 수 있다.
한국은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가 될 수도 있고, 미중 간의 대결에서 어부지리를 취할 수도 있다. 한국교회도 미중 간의 대결에 따른 지정학적인 위기에 주목해야 한다.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해 기도하며 위로의 손길을 펴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