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잡담이 공동체에 주는 따뜻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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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이처럼 가볍게 건네는 인사 한마디가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짧은 말이지만, 그날 하루가 유독 부드럽고 훈훈하게 흘러갑니다.

우리는 흔히 ‘잡담’이라 불리는 일상적 대화를 별 의미 없는 것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특별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아니고, 깊은 감정을 나누는 대화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소한 말들 속에 공동체를 이어주는 중요한 힘이 담겨 있음을 종종 경험합니다.

교회는 말씀을 중심으로 세워진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말씀도 중요하지만,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도 필요합니다. 예배 전후로 나누는 인사와 안부, 식사 시간이나 모임이 끝난 후 오가는 짧은 대화가 바로 그 역할을 감당합니다.

성도들과의 교제를 나누다 보면, 이런 일상적인 대화의 가치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십니까?”, “사업은 순조로우신가요?”, “손주들은 잘 지내나요?”와 같은 말 한마디가 성도에게 관심과 애정을 전하며,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러한 대화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성도의 사정이나 어려움을 듣게 되어, 더 깊은 섬김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잡담은 공동체의 갈등을 줄이고, 오해를 예방하는 윤활유이기도 합니다. 관계의 긴장감은 때로 말이 없어서 생기고, 침묵이 오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웃으며 건네는 한마디는 사람 사이의 벽을 낮추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목회자와 성도, 성도와 성도 사이의 거리도 이처럼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좁혀집니다.

또한 교회의 분위기 형성에도 잡담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말이 오가지 않고 조용한 교회는 쉽게 경직된 분위기로 흐르기 쉽습니다. 반면 인사와 웃음, 대화가 오가는 교회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다가오며, 새로 오는 이들도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장로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인사하는 모습은 공동체 전체의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 사역 중 제자들과 식사하시고, 길을 걸으며 일상적인 대화를 자주 나누셨습니다. 그 말씀들은 때로는 비유로, 때로는 조용한 질문으로 제자들의 마음에 깊이 스며들었고, 결국 변화와 헌신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도 이 시대의 공동체 안에서, 크고 무거운 말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한마디로 사랑과 관심을 전할 수 있습니다.

잡담은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이며, 공동체의 온도를 높이는 불씨입니다. 교회 복도와 마당, 주차장 어느 곳에서든 성도에게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건네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진심 어린 인사와 따뜻한 대화가 넘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 사람의 미소와 관심, 그리고 일상 속 작은 말 한마디가 교회를 더욱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섬기기를 소망합니다.

차재윤  장로

<군산노회 장로회장, 성령이미소짓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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