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대통령 선거를 또 하게 되니 선거라는 행사가 귀찮게 느껴진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대통령 선거 말고도 국회의원 선거에다 지방자치를 위한 시장, 군수, 구청장, 지방의회 의원 선거 그리고 교육감 선거까지 거의 쉴 틈이 없다. 그래도 제일 좋다는 민주주의를 하자니 귀찮더라도 선거를 통해 국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여지가 없다.
지나간 일이지만 작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결국 탄핵소추에 파면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다음 번 선거는 2027년 3월에 실시되고 5월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어 있었다.
불행히도 계엄소동으로 정상적인 정치일정이 무너지고 조기 선거를 하게 되니 여야간에 다수의 후보군이 등장해 국민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5천만 인구에다 세계에서 경제력, 군사력에 문화예술 영향력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이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인물들의 면면이 사람들의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교회에서 기도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지명을 받은 자가 선출되기를 간구하는데 오는 6월 3일 밤 전국의 투표함이 다 계수된 결과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깨닫고 한마음으로 순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짧아진 선거운동 기간에 보여주는 각 당 후보들의 언행에서 우리가 나라를 맡겨도 될 만한 지혜와 경륜과 인성을 발견하기 어려운데 그 중에 하나님의 선하신 지명과 선택이 담길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구약성경의 역사서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왕권을 보장하셨던 다윗왕의 후손들이 하나씩 스스로 실패와 타락의 길로 떨어지는 것을 본다. 하물며 출발부터 위태한 오늘의 대한민국 지도자 후보들 가운데 누구를 택해 주시라고 기도할지 마음을 정하기 어렵다.
민주정치 체제에서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다수의 선택이 항상 최상의 결과에 이르지는 않는다는 뜻이겠다. 2025년 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판도는 특이하게도 가장 문제가 많고 인간적 배경이 복잡한 인물이 가장 강하게 결집된 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큰 당선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나머지 후보군 모두가 한 사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으면서 자기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경선의 결과로 그와 같은 1대1 대결을 이룰 수 있을지 정치분석가들의 회의적 전망이 모아진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래 대통령의 위상 즉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안에 들어있는 대통령의 권위와 능력에 대한 외경심은 차츰 낮아져 왔다. 정권교체에 따른 ‘적폐청산’ 작업은 신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대신 오히려 낮추는데 기여했고 새 대통령 선출은 또 한 사람 잠재적 탄핵, 사법처리 대상자의 등장으로 되는 역사를 기록하는데 이르렀다.
오늘의 대통령 선거 양상은 이러한 퇴행적 과정의 연장을 예고하므로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는 다음 두 가지 소망에 모아진다. 첫째는 국민 다수가 기피하는 인물이 뽑히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만일에 하나님의 오묘한 뜻으로 그의 당선이 허락된다면 곧바로 『개과천선』의 인간개조 사역으로 나라가 잘못되는 것을 막아 주시라는 것이다.
김명식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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