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로마클럽에서 ‘성장의 한계’를 발간했다. 205쪽 남짓한 이 책은 지금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3천만 부 이상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판 6개월 뒤에 김승한 씨가 ‘인류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삼성문화재단 문고본으로 출판했다.
이 책의 원제목은 ‘성장의 한계: 인류의 위기에 관한 로마 클럽 프로젝트 보고서’(The Limits to Growth: A Report for THE CLUB OF ROME’S Project on the Predicament of Mankind)이다. 도넬라 H. 메도즈, 데니스 L. 메도즈, 외르겐 랜더스, 윌리엄 베이런스 III 등 네 명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이 책은 1968년 이탈리아 사업가 아우렐리오 페체이가 제창해서 10개국 30명의 과학자, 경제학자, 휴머니스트, 교육자, 기업경영자, 정치인들이 결성한 로마클럽의 첫 작품이다. 로마클럽은 ‘지구는 유한하다’는 이해 위에서 1970년 6월에 인류의 위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현재도 52개국, 100명의 회원이 인류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
‘성장의 한계’는 지구온난화와 성장 신화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 책의 기초연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도넬라 H. 메도즈 교수를 중심으로 6개 나라 17명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환경오염, 농업, 천연자원, 사회정치, 자본, 인구학 등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학자들은 제이 포레스터가 제안한 글로벌 모델에 따라 기하급수적인 경제와 인구 성장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고 보고서를 로마클럽에 제출했다.
‘성장의 한계’는 인구 증가, 공업화, 식량 감소, 자원고갈,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100년 이내에 성장은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서 로마클럽은 적극적인 성장 억제와 인구 안정화 정책을 통해서 ‘제로성장’을 실현해서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책은 장기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의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면 30년 이내 석유 고갈을 예측했지만,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고 셰일 오일 채굴 기술이 발전해서 고갈은 미루어졌다. 예측의 정확도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 책은 환경과 자원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성장의 한계’는 지구촌에 경종을 울렸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우리도 수축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 이해가 필요하다. 인구 팽창과 무한 성장을 전제로 세상을 보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공동체 구성원의 역량 발휘가 중요해진다. 각자의 개성을 살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 수축시대의 대안일 것이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