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교회에서도 5월 첫째 주일은 어린이주일, 둘째 주일은 어버이주일을 지킨다. 물론 셋째 주일에 청년주일을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이, 어버이, 청년에게 적절한 선물을 준비해서 전하기도 한다.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에서는 올해 어린이주일에 포토 부스를 설치하고 ‘내 컷 인생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 행사를 확대해서 어른들까지 온 가족이 행복한 가족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누구나 사진을 찍으면서 인상을 찌푸리지는 않기에 가족들이 웃으면서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을 것 같아서 필자는 이미 흐뭇한 마음이다.
가정의 달에는 목회자마다 ‘부모를 공경하고 순종하라, 자녀를 사랑하고 주님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남편은 아내를 주님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 같이 헌신과 희생으로 사랑하라, 아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이 남편을 존경하고 복종하라’고 설교한다. 말씀을 전하는 자나 말씀을 듣는 자가 말씀대로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천하지는 못해도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처럼 말씀의 은혜와 영향력이 믿는 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말씀과 기도로 믿음의 사람답게 조금이나마 변화된다면 이것이 믿는 자의 기쁨이고 목회자의 보람이기도 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하나님의 은혜다.
한번은 친정어머니께서 별세하셔서 장례를 마친 권사님이 인사를 하러 목양실에 찾아왔다. 천국 소망으로 슬픔을 이기고 믿음으로 감당하라고 권면하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후 권사님이 눈물을 흘리며 ‘목사님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무슨 일인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던 필자에게 권사님이 이어서 말했다. 목사님께서 설교 시간에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하시면서 아직 부모님께서 건강하실 때 모시고 여행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여건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나라에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좋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 되었다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별세하시고 장례를 마치고 나니 목사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권사님의 말을 듣는 내가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었고 감동이 되었다.
필자는 성도들과 결혼하는 젊은이들에게 마음의 표현은 할 수 있으면 물질로 나타내라고 하면서 하나님 앞에 1/10조와 부모님 용돈으로 1/10, 그리고 기타 헌금과 이웃을 위해 1/10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하려면 물질의 복도 많이 받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대부분의 교회는 송구영신 예배를 드릴 때 새해의 기도 제목을 써서 제출한다. 제출한 기도 제목을 보면 믿음의 복, 가정의 복, 건강의 복, 물질의 복, 관계의 복으로 분류된다. 누구나 복 받기를 좋아한다. 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받은 복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다. 우리가 받은 복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을 전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다. 예수님 잘 믿으면 남편과 아내로서, 부모와 자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에 이 땅의 모든 믿음의 가정이 예수님 잘 믿는 가정이 되기를 기도한다.
최태순 목사
<대천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