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 작가 박경리 동상이 세워져 있다.
롯데 광장의 뿌쉬킨 동상,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엔 박경리 동상
2016년, 서울 을지로 1가 롯데백화점 코너에 뿌쉬킨의 동상이 세워졌다. 그후 2018년 6월에는 러시아 네바강가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 정원에 박경리 작가의 동상이 세워졌다. 뿌쉬킨 동상을 서울에 세우게 된 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방문을 계기로 성사되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면서 ‘한-러 대화’라는 문화예술위원회가 조직되어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 조직의 한완상(당시 연세대 부총장) 위원에 따르면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선정, 러시아에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
서울에 세워진 뿌쉬킨의 동상은 러시아 작가동맹이 한국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세워졌다. 을지로 입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쪽 작은 광장에 세워졌다. 제막식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그 후 이 광장은 뿌쉬킨 광장으로 불리운다.
시인에게(뿌쉬킨)
시인이여! 사람들의 사랑에 연연해 하지말라/열광의 칭찬은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 뿐/어리석은 비평과 냉담한 비웃음을 들어도/그대는 강하고 평정하고 진지하게 남으라//그대는 황제, 홀로 살으라/자유의 길을 가라/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사랑스런 사색의 열매들을 완성시켜 가면서/고귀한 그대 행위의 보상을 요구하지 마라//보상은 그대 속에, 그대는 자신의 가장 높은 판관/누구보다도 엄격하게 그대 노고를 평가할 수 있는/그대는 자신의 작업에 만족했느냐/준엄한 예술가여, 만족했다고?/그러면 대중이 그것을 힐난하며/그대의 불꽃이 타 오르는 제단에 침뱉고/어린애처럼 소란하게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그냥 그렇게 두라(역자 불명)
이 시는 뿌쉬킨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분방한 시인의 구도(求道)정신을 표상한 것이다.
이어 한완상 시인이 박경리 선생 동상 제막식에 참석하고 쓴 추모시를 소개한다.
네바강가에 선 박경리 동상(한완상)
언제 와도/네바강은/강둑을 넘실대며 유유히 흐르지만/오늘따라 일렁이는 여름 바람과/물결 함께 출렁이며 흘러 가고 있다//상트페테르부르크의 6월은 분명 여름이언만/초가을 신선한 바람결이/파아란 하늘 안고 흘러가고/강가의 갈매기도 자유의 날개짓으로/러시아 제 일의 역사서린/대학 정원 위를 날으고 있다//한-러 두 나라가 한-러 대화 창립하고 합의한/양국에서 사랑과 존경받는 문인 동상을/교차하여 건립하게 했다/5년전 서울 을지로 입구에 세워진/알렉산드르 뿌쉬킨 동상과 같이/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뜰에/온 겨레가 흠모하는 박경리 동상을 세웠으니,/어찌 오늘 영혼 흔드는 깊은 소회 없으랴/러시아 땅에 한민족 문학의 상징으로/타계 10년만에 선생님 입상을 제막하는 날//선생님, 연년 세세에 러시아와 세계인들에게 동방 해돋는 나라의/높은 문학정신과 생명 사상을 손수 나눠주시고/“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의 시혼(詩魂)//(중략)역사 찬란한 땅, 높은 지성 감도는 뜰에/별처럼 반짝이소서, 영원처럼 타오르소서.//(2018년 6월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정원에서)
박이도 장로
<현대교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