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금까지 추구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가. 그동안 지구촌은 무한 성장을 추구하며 자원을 제한 없이 소비하고 여성을 포함한 다수의 불평등과 빈곤을 충분히 돌보지 않았다. 1947년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시작한 지구 종말 시계는 2025년에 1초 앞당겨져서 자정 89초 전인 23시 58분 31초를 가리키고 있다. 역사상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 발간 50주년을 맞아 ‘모두를 위한 지구’(Earth 4 All) 보고서를 발간하고 인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연구와 정책 제안을 시작했다.
이 보고서는 ‘인류 생존을 위한 가이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한글을 포함한 11개 언어로 출판했다.
로마클럽은 보고서를 출간하면서 끝없는 경제성장이 인류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불평등이 사회에 심각한 불안정을 가져온다며 50년 전의 전망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장의 한계’와 동일하게 전 세계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이 컴퓨터를 활용한 첨단 시스템 역학 모델링을 통해서 정책을 탐구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보고서는 붕괴와 도약의 갈림길에 선 인류를 위해서 5가지 대전환 로드맵을 제안했다.
빈곤과의 결별, 불평등 전환, 여성에 대한 권한 부여, 식량 전환, 에너지 전환 등 다섯 가지 전환을 통해서 한 세대 안에 생존과 번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보고서의 머리말에서 기후활동가 엘리자베스 와투티는 “지금까지 전 지구적 경제는 우리의 내면 세계와 인간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계속해서 무시해 왔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의 증진이 아니라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전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는 “거대한 도약을 통해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상호 연관된 기후위기, 자연 위기, 불평등 위기, 식량 위기를 벗어나자”고 희망적인 제안을 했다.
로마클럽의 보고서 ‘모두를 위한 지구’의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생태계 파괴와 기후 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안은 이미 여러 곳에서 들린다.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가 고령화와 함께 경험하고 있는 초저출생이 던지는 경고를 무시할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은둔청년들의 문제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모두를 위한 지구’를 통해 로마클럽이 ‘부족한 노력, 놓친 시기’를 주목하고 ‘거대한 도약’을 향해 전환하자는 제안을 무시할 수 없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