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선을 앞두고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대안’이라는 단어이다. ‘그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을 살릴만한 대안인가?’ ‘그 사람은 대안이 못 된다’ 등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대안(對案) 이라는 말은 ‘어떤 일에 대처할 안’을 뜻한다. 대안은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고 말한 제임스 브라운의 말처럼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거나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안을 잘못 세우거나 실행하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게 된다. 60~70년대 우리 나라에는 토종여우와 삵 등 자연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최상위 포식자들이 많이 있었는데 전염병 예방을 이유로 여우들의 주된 먹이인 쥐를 잡기 위해 무분별하게 쥐약을 놓는 바람에 거의 전멸해 지금은 우리나라 멸종 위기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대안을 세우긴 했지만 어설픈 대안으로 인해 잘못 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우리 사회 속에서 가장 대안이 시급하고 필요한 곳이 어디일까?’ 라는 질문에 필자는 망설임없이 “교회”라고 대답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누가 보더라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감소의 바람이 불었다. 개신교 호감도 감소, 다음세대 감소와 예배 인원감소, 목회자 수급 감소, 예배 인원 감소, 교회 제정 감소… 그런데 그 감소가 멈출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재작년 총회 보고에 따르면 9만4천700명의 교인 감소가 있었고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까지 약 160만 명으로 교인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대 속에서 바라보는 교회는 말그대로 쇠퇴기를 맞이 한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전 스데반 집사의 순교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던 초대교회는 박해를 피해 베니게와 구브로 안디옥까지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 대안은 복음이 예루살렘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했다. 지금 우리 교회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대세를 읽고 대안을 찾는 것이다. 예배 회복에 대한 대안, 세대간 갈등 해결을 위한 대안, 다음세대 감소에 대한 대안, 교회학교 회복을 위한 대안, 노인 인구만 남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 교회에 대한 대안, 교회 안의 세대 갈등에 대한 대안 마련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시세를 바르게 판단하고 장기적인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 한 번 잘못 세운 대안이 더 상황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변해야 하고 반드시 대안은 마련해야 한다. 필자가 아는 어떤 목사님은 20년 전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는 아이가 있어 당회의 결의로 유아 세례자들에게 금반지를 선물해 주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왜 교회 재정을 낭비하냐고 따져 물었지만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해 교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신념으로 시행해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나름 젊은 부부 세대를 위한 대안을 찾은 것이다. 또 어떤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를 신축하며 가장 좋은 위치에 교육관을 마련하고 최신시설을 마련했다고 한다. 양평의 모 교회에서는 농사일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식과 새참을 마련해서 누구든지 교회에 편히 와서 사랑방처럼 이용하시도록 했다고 한다. 여수 섬지역 교회는 바닷일 하는 교인들과 주민들을 위해 빵을 만들어 새참으로 나눠주어 교회를 대하는 주민들의 반응이 한결 나아졌다고 한다. 충북의 모 교회에는 청년세대 결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 안에 경조사 위원회를 조직하면서 청년들을 위한 결혼준비부서를 마련해 교회 차량과 시설 및 준비를 교회가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교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개교회들의 이런 노력들에 대해 총회와 노회는 적절한 법과 규칙을 마련하고 성공 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대안들을 발굴해 나가야 한다. 지금 농어촌 교회는 70세 이하 제직들이 10%도 되지 않는 곳들이 많다. 농어촌 오지에는 목회자들이 가려고 하지 않아 교회를 폐쇄할 수 없어 은퇴한 목사님이 아직도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에 맞는 적절한 대안 제시가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 총회는 향후 10년 내의 교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위원회등을 마련해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 5월 10일 태국 기독교 총회(CCT) 교육 부서 담당자들이 한국 교회를 방문해 세미나와 신학교를 찾아 다니며 태국 교회 교육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그들을 수행하면서 깨달은 것은 전 국민의 0.5%에 지나지 않지만 다음세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시켜 나가도록 대안을 세우고자 애쓰는 그들의 모습에서 태국교회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준비된 다음세대만이 교회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길이 열린다.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대세를 읽고 시대의 대안을 찾아 어려운 한국교회의 현실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부흥(revival)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정성철 목사
<총회 농어촌선교부 서기, 새언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