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전국 유지재단 협의회 세미나가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30개 유지재단 가운데 18개 유지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 56명이 참여했다. 노회 산하 교회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고하는 분들이다. 이 모임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새로운 법률과 다양한 현장 사례들을 토의하며 배우는 시간이다. 이번에도 예전처럼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정관집을 발간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필자는 왜 여행 장소가 하필 중국 상하이인지 궁금했다. 경제적인 비용 절감 외에 더 큰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470m 높이의 동방명주 타워는 화려한 진주를 엮은 듯 웅장한 디자인으로 중국 최고의 경제도시 위상을 보여주었으며, 상하이 역사박물관에서는 중국과 서구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1842년 아편전쟁 패배 후 청나라가 영국과 난징조약을 체결하며 상하이를 개방한 데서 비롯되었다. 덕분에 상하이는 서양과 중국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가 되었다. 특히 1854년 허드슨 테일러 선교사가 상하이로 들어와 중국 내륙을 다니며 선교했고, 평양 대동강 변에서 선교했던 런던선교회 소속 토마스 선교사 또한 1863년 상하이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난징조약으로 서구 문화를 쉽게 받아들인 상하이는 다양한 문화와 인권에 대해서도 중국 내에서 개방적인 곳이 되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1919년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상하이에 세워진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기독교를 인정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심하게 탄압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한국인 선교사의 70%가 중국에서 추방되었으며, 올해 5월 1일부터는 외국 선교사들의 설교나 종교단체 설립 등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금지하는 등 기독교 탄압을 강화하는 규정이 시행되었다. 새로 개정된 이 규정은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허가 없이 종교 행위(예배, 전도)를 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신자를 모집하는 행위 또한 명시적으로 막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많은 상하이는 감시가 가장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며 과거 상하이에서 기독교가 한국까지 퍼져 나왔던 때처럼, 다시금 상하이에서 선교의 불꽃이 타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함께 간 일행들 역시 이러한 바람으로 상하이에서 복음이 다시 타오르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야 우리를 상하이로 부르신 이유를 깨달으니, 비록 짧은 방문이었지만 감사한 일정이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