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역사는 반복된다

Google+ LinkedIn Katalk +

우리는 기껏 살아야 100년을 살다 떠난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몇천 년 이상 된다. 우리 이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서 살다 갔다. 그들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잤을 것이다. 그들도 남자와 여자가 좋아하고 사랑하고 몸과 마음을 합해 아들딸 낳아 길렀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사랑도 하고 싸움도 했을 것이다. 남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을 것이다. 혼자 힘으로 안 되는 일은 서로 협력해 일을 되게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일은 의미가 있다 해서 글로써 또는 구전(口傳)으로 후대에게 전해주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역사(歷史)라 부르고 문학(文學)이라고 부르며 또는 철학(哲學)이라고도 불렀다. 여기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서양과 동양을 넘어 옛날과 지금을 통해 공감이 가고 참고가 되는 것들을 추려볼 필요가 있다. 벌겋게 달아오른 뜨거운 난로를 직접 내 손으로 만져보고 화상을 입은 후에 난로가 뜨겁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직접 경험이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경험담을 듣고 알게 되는 것을 간접 경험이라 하는데 지혜로운 사람은 간접 경험을 통해 더 많이 더 효과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다. 이제 예를 들어보자. ①농단(壟斷):전국시대 제(齊)나라 선왕(宣王) 때의 일이다.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실현을 위해 제국을 순방 중이던 맹자는 제나라에서도 여러 해 동안 머물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국하려 했다. 그러나 선왕은 맹자에게 높은 봉록(봉급)을 줄 테니 제나라에 더 머물러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맹자는 거절했다. “전하,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봉록에 달라붙어서 ‘재물을 독차지(농단/壟斷)’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한 맹자가 ‘농단’에 대한 풀이를 해주었다. “아주 옛날에는 시장에서 물물교환을 했었다. 그런데 한 교활한 사나이가 나타나 시장의 물물교환 현황을 쉽게 알 수(볼 수) 있는 높은 언덕(壟斷)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다가 이익이 날 만한 품목들을 모두 독차지해버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이 사나이의 비열한 수법을 미워했고 감독관은 그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때부터 장사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생겼다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국정농단’이란 말을 자주 들은 바 있다. ②누란지위(累卵之危): 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국시대 세치의 혀(舌) 하나로 여러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유세하는 세객(說客)들을 가리켜 책사(策士), 모사(謀士)라고 하는데 그중 여러 나라를 종횡으로 다니며 경륜하는 책사(모사)들을 종횡가(縱橫家)라고 불렀다. 위(魏)나라의 한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난 범저(范睢)도 종횡가를 지향하는 사람이었으나 이름도 연줄도 없는 그에게 그런 기회가 쉽게 올 리는 없었다. 그래서 우선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중대부(中大夫)인 수가(須賈)의 종자(從者)가 되어 수행하게 됐다. 그런데 제나라에서는 수가보다 범저의 인기가 더 높았다. 그래서 기분이 상한 수가는 귀국 즉시 “범저는 제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참언하기 시작했다. 범저는 모진 고문을 당한 뒤에 거적대기에 말려 변소에 버려졌다. 그러나 그는 모사답게 옥졸을 설득해 탈옥한 뒤 후원자인 정안평(鄭安平)의 집에 은거하며 이름을 장록(張祿)이라 바꾸었다. 그리고 망명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중 때마침 진(秦)나라에서 사신이 왔다. 정안평은 은밀히 사신 왕계를 찾아가 장록을 추천했다. 어렵게 장록을 진나라에 데려온 왕계는 소양왕(昭襄王)에게 이렇게 소개했다. “전하, 위나라의 장록 선생은 천하의 외교가입니다. 선생은 진나라의 정치를 평해 “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累卵之危)”며 선생을 등용하면 국태민안(國泰民安)할 거라고 하였습니다.” 소양왕은 이 불손한 손님을 당장 내쫓고 싶었지만, 인재가 아쉬운 전국시대인지라 일단 그를 등용해 말석(末席)에 앉혔다. 그후 범저(장록)는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을 펴서 진나라를 부강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계가 불안하고 변화무쌍하다. 이런 때일수록 충신이 필요하다. 배신자나 농단꾼이 아니라 위국헌신할 애국자가 필요하다.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