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세상은 자유 방임 무질서 속에서 안일함과 편한 생활을 갈망하며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치, 경제, 사회가 개혁을 갈망하며 새로운 모델을 찾고자 한다. 밑거름은 농작물을 생산하는 데 토질을 좋게 하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예로부터 농사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으로 알고 농부는 최선을 다해서 경작에 힘쓴다. 현재의 풍성한 오곡백과를 바라보면서 희생을 다한 그분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 그들은 질 좋은 토양을 위해서 구슬땀을 흘리며 퇴비를 증산했다. 땅속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 기경(起耕)을 해 많은 곡식을 생산하기 위한 밑거름을 준비했다.
그러나 게으르고 미련한 농부는 밑거름을 장만하지 않고 무조건 많은 씨앗을 뿌렸으나 그 결과는 보잘 것 없는 빈 쭉정이 농사로 수확이 없이 되고 만다. 그래서 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농부는 예외 없이 넉넉한 밑거름을 더 많이 뿌리게 되는 것이다.
풍성한 수확을 위한 밑거름과 같이 요즈음 정치, 경제, 사회가 개혁을 앞세우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바탕 구성체인 인격도 풍성한 수확을 위한 밑거름과 같이 동일시되는 인격의 소유자가 필요한 것이다. 지나간 세대를 돌이켜 보면 온갖 노력과 희생을 치르는 조직 속에 구조 조정까지 하면서 사회를 개혁하는 등 많은 아픔 속에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밑거름이 준비된 사람이란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언어를 내뱉지 않고 긍정적인 말, 격려하는 말로 자신의 마음과 이웃에게 부드럽게 조화되도록 유도하는 사람일 것이다. 요즈음 우리들 주위에 밑거름이 없는 사람들이 자포자기한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본다. 즉, 꿈이 없는 말 거짓된 말 상대방을 곤궁에 몰아치는 말 폭악스러운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외국인들이 무려 150만 명이 훨씬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살펴보면 외국인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로서 한평생 내 집 마련에 꿈을 가지고 근검절약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대부분이 땀 흘리지 않고 서비스업을 선호하고 있으며 자존심만 내세우고 매우 이기적인 방향에서 맴돌고 있다. 이들은 생계의 수지현실을 외면하고 낭만적인 흐름으로 살아가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은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밑거름이 없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그들만의 생활방법일 것이다.
오늘날 현실 속에서는 특별히 개혁의 밑거름이 없이는 사회를 밝게 만들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밑거름이 없는 농사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데 사회의 개혁이나 인격의 개혁도 이와 동등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국가 장래를 위해서는 연합해 목소리 크게 몰려나와 소요스럽게 떠들어 댈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밑거름을 장만해 이를 위한 희생을 감수하고 서로가 양보하며 강하게 연합하면 분명하게 선진국의 강대국으로 창고가 넘칠 그날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들 현실은 부평초같이 들떠있는 자신을 개혁해 뿌리를 속히 내리고, 내일의 거목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기 인격 개혁의 양보와 깨끗한 마음이 되는 밑거름을 많이 준비해서 힘차게 전진해야 할 것이다.
성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라고 했으니 그리스도 안으로 돌아가서 완전한 인생의 밑거름을 장만하고 복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개혁을 바라는 밑거름이요, 개혁되는 인생의 길이 될 것이다.
최석산 장로
흑석성결교회, 수필가,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