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조 질서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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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교단 총회는 6월 첫째 주일을 환경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실천을 다짐하는 환경주일로 지켜오다 98회 총회에서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로 명칭을 변경해 지키고 있다. 이는 창조 세계를 돌보는 하나님 백성으로서 책임을 다짐하고 절제된 삶을 통해 이웃과 자연을 함께 살리는 믿음의 실천이다.

오늘날 지구는 병들어 있다. 이상기후와 해수면 상승, 미세먼지, 생물 종의 멸종,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환경 위기의 핵심 원인은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한 소비문화다. 지구의 자원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는 착각, 편리함과 이윤을 위해 자연을 착취해 온 삶의 방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교회는 성경에 기초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다스리라”(창 1:28)고 하신 의미는 파괴나 지배의 권리가 아닌 생명을 존중하고, 창조세계를 돌보는 ‘돌봄’과 ‘관리’의 책임을 의미하고 있다. 하나님은 자연을 보시고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말씀하셨으며, 인간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신앙인의 본질적 의무다.

절제는 단순히 물질을 아끼는 태도가 아니다. 하나님과 이웃, 창조세계와의 바른관계를 회복하고, 이웃을 배려하며, 나의 욕망보다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삶의 방식이다. 교회가 사용하는 전기, 식사에 쓰는 일회용품, 교우들의 이동 수단까지 우리의 모든 일상은 절제를 통해 창조 질서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경건’ 또한 환경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추구하는 경건은 창조 세계에 대한 경외심을 포함한다. 경건한 사람은 자연을 단순한 자원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숨결이 깃든 생명의 공간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참된 경건은 자연 앞에서 절로 머리 숙이게 하며, 쓰레기 하나도 함부로 버릴 수 없게 만든다. 경건한 마음은 곧 창조 질서에 대한 존중이며 생명을 살리는 실천으로 연결된다.

이제 한국교회는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회 안에서의 기도뿐 아니라, 교회 밖에서의 생활까지 녹아들어야 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며,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교회 행사에서도 친환경 식기 사용과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등 작은 변화들이 절실하다. 더 나아가 생태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피해받는 이웃과 생명을 위한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 위기는 단지 자연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욕망, 사회적 불평등, 영적 무관심이 얽혀 있는 복합적 위기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해답 역시 ‘신앙인의 책임 있는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 절제된 소비, 생명을 위한 기도, 창조 세계를 향한 사랑은 그 자체로 복음의 표현이며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다.

경건절제 및 환경주일을 맞이해, 한국교회는 다시금 창조 세계 앞에 겸손히 서야 한다. 그리고 말과 이론을 넘어 삶으로 고백해야 한다. 우리가 작은 실천을 멈추지 않을 때,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며, 다음 세대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지구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경건과 절제는 결코 낡은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거룩한 실천이자 시대적 사명임과 동시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세계를 향한 사랑과 책임,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아내야 할 신앙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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