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2년을 주기로 세계 인구 추계를 발표하고 각 나라가 인구 규모, 연령 구조와 분포의 변화를 예측해 정책을 수립하기를 권장한다. 유엔 경제사회국 인구부 자료실은 1992년 이후 인구 추계 자료를 공개한다.
유엔 경제사회국이 발간한 ‘2024년 세계 인구 전망보고서’는 80%의 확률로 21세기에 세계 인구가 정점을 기록하고, 금세기 후반에 감소세로 전환한다고 전망했다. 2024년 82억 명에서 2080년대 중반에 103억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뒤 금세기 말에는 102억 명으로 감소한다.
2024년 세계 인구의 28%를 차지하는 63개 국가는 이미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10%를 차지하는 48개 국가는 2025년부터 2054년 사이에 정점을 지날 전망이다. 나머지 126개 국가도 금세기 말이나 다음 세기 초에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출산율은 1990년 세계 평균 3.3명에서 2024년 현재 2.3명으로 낮아졌다. 지역으로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절반은 인구 유지선을 밑도는 출산율 2.1명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20억 명인 15-49세의 여성이 2054년에 22억 명으로 증가해 인구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조기 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2024년 신생아의 3.5%인 470만 명은 18세 이하 산모가 낳았고 그중 34만 명은 15세 이하의 어린 산모가 낳았다. 이러한 조기 출산은 어린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낮아진 기대 여명은 2022년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해서 2024년 세계 평균 73.3세가 되었다. 1995년보다 8.4년이 길어졌는데 2054년에는 77.4세에 도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20-64세의 노동 연령 인구가 2054년까지 계속 증가해 경제적으로 탄력을 받겠지만 이들 국가는 대부분 교육과 보건, 사회간접자본 확충, 직업 창출과 정부 투명성 제고가 필요한 저개발국가들이다.
인구 변화로 208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이하 인구를 추월할 전망이다. 세계 인구 중위연령도 2023년 30.4세에서 2100년 42.1세로 높아지고, 0-14세 인구는 2023년 20억 2천만 명에서 2100년 16억 8천만 명으로 감소하고, 65세 이상 인구는 8억 1천만 명에서 24억 4천만 명으로 급증한다. 각 나라는 노령화에 대비한 평생교육과 재훈련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전개되어 인구 감소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인구 감소가 시작했거나 예상되는 국가들은 이민자들을 통해서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고, 남녀 성평등과 여성 교육 증진, 육아휴직과 양육수당 지급, 통합 가족계획과 기초 보건 보장, 영유아 보육 지원, 노령자 보호 제공, 남녀 간 동등한 가사 노동 분담 등 국가 정책과 사회 분위기 개선에 힘쓰고 있다.
유엔의 인구 추계는 로마클럽의 예측과 비교된다. 로마클럽의 ‘모두를 위한 지구 보고서’는 세계 인구가 2046년에 88억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뒤 2100년에 73억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양자는 동일하게 세계 인구가 금세기에 정점을 지나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이미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한국, 스페인, 일본 등 23개 국가는 2100년까지 인구가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출산율 제고와 노령자 지원을 위한 노력과 함께 인구 감소에 대비해서 사회를 완전히 재구성해야 한다. 교회도 사회 변화에 주목하면서 장기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