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군선교는 선택이 아닌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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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선교사들에게 6월은 아주 특별한 달이다. 바로 군선교의 가장 큰 행사인 6.25 상기 구국 성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6월 18~21일까지 오산리 기도원에서 전국의 육·해·공군 해병대 수천명의 장병들이 복음 축제를 경험하도록 KMCF, 군종목사단 그리고 특별히 올해는 한국기독교군선교사협의회도 주님의 영광을 위해 작은 섬김을 준비하고 있다.

군선교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공적 사명이요 하늘의 명령이기도 하다. 군선교는 단순히 특수 상황에 있는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품고 민족 복음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공적 선교의 전략 거점이다.

오늘날 청년세대의 급격한 탈종교화와 세속화는 모든 교단과 교회가 겪는 공통의 위기이다. 그러나 그 청년들이 예외없이 거쳐가는 제도적 공간이 바로 군대이다. 매년 20만 명 이상의 청년이 입대하고 있지만,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예수를 모르는 교회 밖 청년들이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환경변화 즉 고된 훈련과 외부와의 격리, 긴장과 외로움의 병영 생활 속에서 본질적인 위로와 진리를 갈망하게 된다. 이때 전해지는 복음은 기적과 같은 회심의 통로가 되며 군대는 곧 제자 양육의 기회로 전환된다.

돌아보면 군선교의 영적 결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수많은 장병들이 군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고, 양육과 제자훈련을 거쳐 전역 후 지역교회의 리더, 목회자, 선교사로 성장했다. 1970~90년대 부흥기의 한국교회 이면에는 군선교라는 눈물의 사역이 한몫을 단단히 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군선교 현장의 오늘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용사들 핸드폰 사용, 월급 인상, 인권, 종교 활동의 제도적 제약, 일반 교회의 무관심과 재정적 위축으로 인해 군선교 현장은 점점 침체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훈련소 예배와 군인교회 용사 예배 인원은 감소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세례 수가 2024년 약 5만여 명으로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자비량 군선교사들은 여러 가지 고충을 호소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한국교회는 군선교의 거시적 가치와 공교회적 책임을 다시 인식해야 한다. 군선교는 단순한 개교회적 사역이 아니라 전체 교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우리가 군대 복음화를 외면한다면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미래를 포기하는 셈이 될 수 있다.

한국기독교군선교사협의회 소속 약 600여 명의 군선교사들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계급도 없이 지난 수십 년간 군선교의 최일선에서 푸른 제복을 입은 청년들에게 세례와 성찬 양육과 파송을 통해 교단과 교회를 연결하며 병영 선교 환경 개선을 위해 헌신해 왔다. 앞으로도 우리 군선교사들은 이 거룩한 사명을 흔들림 없이 감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역은 어느 단체가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바라기는 군선교연합회, 군종목사단, 군선교사협의회가 서로 유기적인 협력과 존중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별히 민간인 신분과 자비량 선교의 이중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군선교사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하루빨리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일반 교회의 재정적 후원, 믿음의 성도들의 지속적인 기도가 요구된다.

군선교주일은 단지 한 번의 절기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이 사역에 대해 다시금 공적 결단을 내리는 날이 되어야 한다. 각 교회가 예배 중 군선교를 위한 특별기도를 드리고, 헌신된 청년들을 위한 영적 후원을 선포하며, 파송된 군선교사들의 사역을 격려할 때, 병영 복음화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이 시대 수십만 명의 청년은 군대에서 복음을 기다리고 있다. 복음의 씨앗은 이미 수없이 뿌려졌고, 군선교사들의 기도와 눈물 헌신과 희생으로 경작되어왔다. 이제 한국교회가 그 열매를 수확할 준비를 다시 해야 할 때이다.

군선교는 선택이 아닌 사명이다. 그것은 단기적 전도가 아닌, 한국교회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기 위한 교회론적 투자이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맡기신 이 고귀한 사명을 다시 온 교회가 감당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영필 목사

<한국기독교군선군선교사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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