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속을 끓이는 병, 홧병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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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 7: 9)

홧병의 정신의학적 치료를 알아보자. 정신의학과 심리치료적 접근으로 오늘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홧병을 단순한 신경증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깊이 있는 문화적, 심리적 맥락을 고려한 다층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주요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지행동치료(CBT)로 왜곡된 인지(생각의 틀)를 바로잡고, 감정에 대한 건강한 대응 방식을 훈련한다. 두 번째,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신체적 증상 완화를 유도한다. 세 번째, 예술치료 및 감정 표현 훈련으로 미술, 음악, 글쓰기 등으로 억눌린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가족치료가 필요한데, 홧병의 원인이 되는 관계 갈등이나 환경을 함께 다루는 통합적 치료이다. 이러한 치료 방식은 단순히 감정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 스스로 자신의 내면과 감정 구조를 인식하고 삶의 방식을 재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치료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물치료 효과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필자는 매월 인천구치소에서 수감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 봉사를 한다. 그때 만난 폭력 전과 50범의 50대 중반의 남자. 평생의 2/3를 수감생활로 보낸 수감자가 내게는 환자이지만 사회에서는 기피하고 혐오하는 폭력 전과자이다. 형이 끝나 풀려나도 음주와 폭력으로 6개월이 지나기 전에 폭력으로 재수감이 되곤 했다. 그러니 10년 넘게 진료 봉사하면서 자주 구치소 진료실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 출소 후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부터 점점 폭력성이 줄어들면서 몇 년 전부터 수용되지 않고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어서 사회와 국가에서는 폭력 범죄자로 취급해 법률적으로 처벌하고 있지만 사회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사회와 국가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분노조절장애 환자라는 인식을 하고 정신건강의학과적으로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충동 행동은 그 개인에게는 참지 못하는 긴장과 분노를 해소하고자 하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해소 방안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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