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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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프로야구가 인기입니다. 각 구장마다 관중들로 만원이며, 특히 젊은층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습니다. 승패를 넘어 야구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지요. 그래도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더 좋지요. 그런데 이 야구 게임에서 모든 포지션이 다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 마무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앞에서 잘 막았다가도 뒷문이 헐거워 무너지면 그날 게임 모두를 잃게 되고, 그 다음 경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팀마다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얻어 마지막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마무리가 중요한 것은 비단 야구 경기만이 아닙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잘 살다가 인생 후반전 마무리를 잘 못해 평생 일구어 온 모든 것을 잃고 고통 가운데 사는 이도 많습니다. 반대로 젊어서 고생하다가 삶의 마무리를 잘해 사람들에게 칭송받고 자신도 복된 삶을 사는 분도 있습니다. 

 지난 해, 우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시다 개척교회를 시작하신 두 분의 목사님이 연이어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구수성교회의 모 권사님께서 개척교회 하시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며 개척한 교회에 헌금을 보내주셨다는 겁니다. 

각각 교회 통장을 확인해 보니 1천만 원의 헌금이 들어온 것을 알고 너무 놀래고 너무 감사해 이렇게 제게 연락을 주신 것입니다. 사실 이 일이 있기 전에 필리핀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이 현지 교회를 건축하는데 어렵다 해서 기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교회에 광고했더니 이 권사님께서 1천만 원을 헌금해 주신 일이 있었습니다. 

이 권사님은 큰 부자가 아닙니다. 지금은 은퇴하시고 조카들 집에서 언니와 함께 사시며(최근 언니 권사님이 돌아가셔서 홀로 계심), 다리가 불편해 교회 출석은 어려우나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하나 하나 메모하시는 신실한 분이십니다. 이런 권사님이 노후를 위해 마련해 두신 자금을 어려운 개척교회 두 곳과 해외 교회 건축 기금으로 큰 몫돈을 헌금해 주신 것입니다. 

아마 이 권사님은 나 죽기 전에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지금 살아 있을 때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이 권사님의 하신 일을 제가 보면서 인생의 마무리를 후회없이 해야겠다는 것을 배우게 됐습니다. 

어떤 사람은 돌아가신 후 남겨진 많은 유산으로 자녀들이 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미리 마무리를 잘하셨으면 자식들 시험에 들지도 않고 선한 일을 하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야구나 인생 모두 마무리가 참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최경식 목사

<대구수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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