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셋째 주일은 본 교단 총회가 제정한 ‘군선교주일’이다. 이 날은 전방과 후방, 육해공의 각 군부대에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에 동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교회는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복음의 빛을 비추는 일을 사명으로 삼아 왔다. 이는 단지 한 시대의 전도 전략이 아니라 다음세대의 영적 기초를 세우는 일이며 교회의 미래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한국교회의 부흥의 역사에는 언제나 군선교가 함께 있었다. 특히 70~8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 복음을 들을 기회가 적었던 청년들에게 군대는 신앙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 목회자의 길을 걸은 수많은 이들이 군 복무 중 신앙을 체험하고 소명을 받았으며, 교회의 충성된 일꾼들 역시 군 생활 중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다. 이는 한국 사회의 병역 제도 속에서 한국교회가 발견한 하나님의 놀라운 선교적 기회였다.
그러나 최근 군선교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병력 자원 감소로 인한 군 인구의 급격한 축소, 청년 세대의 급속한 비종교화 현상, 그리고 병영 문화 변화 등으로 인해 군선교의 문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군목 파송과 군종병 운영에도 변화가 요구되며, 군부대 내 종교 활동의 자율성과 다양성 보장이라는 명목 아래 복음 전파의 기회가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은 군선교를 통해 일하고 계신다. 교회의 기도와 후원이 이어지는 한, 청년 세대 속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이들이 있다. 오히려 신앙의 기회가 적어진 지금, 복음을 접하는 그 순간은 더욱 깊고 절실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한 번의 말씀, 한 번의 기도가 한 영혼을 변화시키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군선교는 단순히 ‘전도’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이며, ‘영적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용사들은 청년기 한가운데에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기에 복음을 들은 청년들이 사회로 나아가 가정과 직장, 교회 안에서 건강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한국 사회와 교회는 다시금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군선교는 결코 군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교회 전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군선교주일을 맞아 군 복무 중인 용사들을 위해 기도하고, 군선교 기관과 군목, 군선교 사역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작은 정성 하나가 영적 생명을 살리는 씨앗이 될 수 있다.
또한 군선교의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디지털 세대인 청년 용사들에게는 보다 창의적이고 접근성 높은 선교 전략이 요구된다. 온라인 콘텐츠, 영상 말씀, AI 기반 성경 교육 등 새로운 도구를 활용한 맞춤형 사역이 필요하다.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게 지혜롭게 바뀌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위기를 이야기할 때 그 해답은 ‘다음세대’와 ‘군선교’ 안에 있다. 군은 여전히 가장 많은 청년이 모이는 ‘사역지’이며, 동시에 가장 절박한 영혼들이 복음을 기다리는 ‘선교지’이다. 하나님께서 오늘도 군대 안에 예비하신 영혼들을 향한 사랑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결코 이 사역을 멈출 수 없다.
군선교주일, 다시금 우리의 마음을 모아 기도하자. “군대가 복음화되면, 민족이 복음화된다”는 믿음을 품고 그 거룩한 사명을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가자. 지금 우리가 뿌리는 복음의 씨앗이 언젠가 한국교회의 부흥이라는 열매로 맺힐 것을 기대하며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