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내 모습 이대로 (합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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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허전합니다.

마음이 더

내가 설 자리엔

나의 그림자까지도

말끔히 청소되어 있습니다.

희망찬 외출은

부끄러운 옷으로 감기고

가려진 내 모습은

어느 곳, 어디서나 

나는 죄인입니다.

집에서도 그렇고

가까운 그들에게도

내가 제일 못났습니다.

혼자 있는 것마저

마냥 부끄럽습니다.

지금, 나는 나를 봅니다.

가장 작은 내가

이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손을 움켜쥐고

여기로 올 때부터

지금껏 가지고 더 가져도

원망이요 불평뿐이었습니다.

나는 헛되이 살아 온

이 모습을 찾았습니다.

나를 위해서만

그 얼마나 우쭐대며 살았으며

나만을 위하여

남을 누르기에 정신없이 왔습니다.

내 모습 이대로

오늘 여기서

정녕 내가 됩니다.

비록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내 모습을 이대로 낮춥니다. 

<시작(詩作) 노트>

구약 하박국 선지자의 시기오놋에 맞춘 기도를 읽으며 나의 모습을 겸손하게 낮추기를 배웁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이기지 못할 욕심에 사로잡힙니다. 받은 것 많은데도 언제나 우리의 손은 빈손인 듯 만족하지 않습니다. 감사도 없고 언제나 상대적 빈곤의 병에 걸려 있습니다. 비교의 문화에 우리 자신의 모습은 불쌍하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하박국 선지자의 감사를 배웁니다. 그는 없을지라도 감사하고 기뻐합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낮추는 모습입니다. 하박국 3장 17절입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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