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교육의 역사는 기독교학교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1885년 조선 땅에 온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배재학당과 경신학당이 설립된 이래 전국적으로 기독교학교가 세워졌다. 기독교학교는 일제 강점기에는 총독부의 탄압 속에서도 폐교를 불사하며 기독교 정체성을 지켰으며, 3.1운동의 본산지가 되어 항일구국운동과 민족교육의 요람으로서 그 역할과 책무를 다하였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꾼을 양성하여, 나라 발전의 초석이 되어 왔다. 그러나 1974년 사립학교마저 그 대상에 포함하여 실시된 평준화정책으로 인해 기독교학교들은 준공립화 되었고, 학생인권조례 시행, 77회에 걸친 사립학교법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개편, 차별금지법 등으로 성경교과서와 성경수업이 없어지는 등 오늘날 기독교학교에서는 신앙 및 성경 과목을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이번 정권의 교육정책은 ‘국가의 교육책임 강화’를 목표로 ‘사학의 공영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7년 12월 사학혁신위원회가 구성되고, 2019년 7월 사학의 자율성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사학혁신방안’을 교육부에 발표하였다. 이후 2020년 3월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26개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정부의 ‘사학공영화 정책’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상 사립학교법의 1/3 이상을 개정하는 ‘새로운 사립학교법의 등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21대 국회에 상정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학교 규제, 제한, 처벌강화 및 시도교육청 권한 강화를 담고 있으며, 사립학교를 진흥 육성하는 내용은 전무하다. 특히 [학교의 이사 2분의 1을 개방이사로 강제 증원] [학교의 장 임용권 제한] [교원임용 강제위탁] 등 사립학교의 인사권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타종교인이 학교법인을 구성하고, 비기독교인이 총장과 학교의 장이 되며, 반기독교인이 기독교학교의 교사가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 사실상 기독교학교의 존립 자체를 뒤흔드는 내용이다.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적 건학이념으로 세워진 학교로서, 종교적 설립이념을 구현하는 것이 학교의 주 목적이며 존재 이유이다. 헌법 제20조 제1항에 명시되어 있는 ‘종교의 자유’에는 종교교육의 자유까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기독교학교가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으려면, 그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그 인사권이 자주적으로 행사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학교 존립을 위한 본질적 요체이기 때문에 과연 이 나라에서 ‘기독교학교는 존속할 수 있는가?’ 우리는 근본적인 우려와 위기의식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자녀들은 학교에서도 기독교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기독교 가치관, 세계관, 윤리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특히 믿지 않는 자녀들도 기독교학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의 진리를 접하게 된다. 전국에 초등학교 29개교, 중학교 134개교, 고등학교 198개교, 전문대학 23개교, 대학교 84개교, 총 468개교의 기독교학교들이 그 본연의 기독교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제 한국교회가 그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함승수 교수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선임연구원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