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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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가장 흥미롭고, 성서학자들의 집중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어온 인물을 손꼽으라면 ‘다윗’을 빼어놓을 수 없다. 다윗에 관해서는 사무엘상 16장부터 시작해서 사무엘하 전체, 열왕기상 2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42장에 걸쳐 기록되어 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이다. 다윗에 관해서는 지난 3~40년 이래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오늘도 연구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새로운 연구 논문과 서적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필자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출간될 때마다 열심히 구입하고 있다. 아마존 같은 데를 통해서 주문하면 2~3주면 집으로 배달된다.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과거에는 한국 내에 학술 연구 자료가 부족해서 연구하기 어려웠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최신 연구 논문이나 서적을 얼마든지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신학 분야의 책들, 특히 성서학 분야의 연구 서적들은 ‘많이 팔리지 않는 책들’이라서 가격이 상당히 고가라는 점이다. 그러나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사고 싶은 책을 사지 않고는 못 견디는 것이 ‘학자’들의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다.

필자의 스승이 되는 분 중에 문상희 교수님이 계셨다. 70년대 말까지 한국 대학 교수의 보수는 박봉이었다. 대학의 전임 교수들도 ‘생활인’으로서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 무거운 가방을 들고 이 대학 저 대학 강사로 출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학 교수를 가리켜 ‘가방 장사’라고 조롱하는 때도 있었다. 그 당시 서울에 신학 분야의 외국어 원서를 취급하는 서점이 한 곳 있었다. 필자는 문 교수님과 함께 여러 번 그 서점을 갔던 기억이 난다. 문 교수님은 새로 나온 연구 서적들을 펼쳐 보면서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하셨다. “햐! 이런 책이 있다니!” “이것 대단한 책이야!” 감탄을 하시면서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고 싶은 책을 들었다 놓았다 하시고는, 고르고 골라 두세 권 사시고는 신문지로 둘둘 싸서 책을 감추셨다. 집에 가서 책 산 것을 사모님께 들키면 혼이 난다는 말씀이셨다. 박봉에도 그토록 책을 사랑하셨던 교수님도, 가정의 살림을 책임지셨던 사모님도 지금은 모두 천국에 계신다.

필자의 책상에는 다윗과 다윗 왕조 수립에 관한 연구 서적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쌓여가는 책들을 둘 곳이 없어 침실에 서가를 들여놓았다. 아침에 잠을 깨면 제일 먼저 벽면 양편에 빈틈없이 서가를 가득 채운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빨리 일어나서 책들을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온몸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 오늘도 매일 9시간 정도는 책상머리에 앉아 해외 석학들의 연구 결과를 정독하며 구약의 세계를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 읽고 싶은 책들, 읽어야 할 책들, 그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이다. 성경의 세계는 넓고도 넓어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희수를 지나 산수에 들어섰지만 매일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지면을 통해 함께 성경을 공부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성경을 공부하면 할수록 깨닫는 진리는 이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언 9:10)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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