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이야기] 독수리, 까마귀도 꿈을 꾸고 효명 선태도 꿈을 꾸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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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결코 날 수 없는 나를 밀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결코 날 수 없는 자에게 날라고 하지 않으신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엄청난 가능성이 숨어있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완성하는 것은 꿈꾸며 희망하는 자의 몫이다. 하나님은 그 가능성을 주시는 분이며, 우리는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자이다. 그리고 그 꿈은 의지와 인내가 합쳐진 신념의 힘으로 비로소 이룰 수 있다.
한 사람의 의지는 비록 시작은 미약할지 모르지만 마침내 눈덩이처럼 커져 세상과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의지와 끈기가 꿈을 이루게 하고 미래를 바꾼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가능성을 남김 없이 발견할 것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우리는 속담이 일러 준 대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겨자씨를 심고 포도 열매를 기대하거나 신 탱자나무 심고 맛있는 귤을 기대하는 것은 망상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높은 절벽 위에 있던 독수리 한 마리가 멋있는 큰 날개로 비상하다 급강하하여 어린 양을 순식간에 낚아챘다. 힘이 약하지만 독수리 못지않은 대식가인 까마귀는 이런 독수리가 매우 부러웠다. ‘만약 나도 저렇게 양을 잡을 수 있다면 매일 썩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될 텐데,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까마귀는 독수리의 급강하 자세를 날마다 연습하며 독수리처럼 양을 잡을 수 있는 날을 꿈꾸었다.

어느 날 충분히 연습했다고 생각한 까마귀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치며 절벽 위에서 급강하하여 어린 양의 등을 움켜쥐고 낚아 올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까마귀의 발톱에 양털에 엉켜 버렸고, 아무리 기를 쓰고 날갯짓을 해 봐도 날 수 없었다. 이를 발견한 목동이 황급히 와서 까마귀를 잡아 새장에 가두어 두었다가 아이들에게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도록 줘 버렸다.
까마귀는 의지를 한껏 키우고 독수리 흉내를 내 봤지만 결코 독수리와 같아질 수 없었다. 까마귀는 독수리가 될 수 없다. 아무리 목표를 잘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여도 자기의 꿈을 꾸지 않고 남의 꿈을 꾸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모방으로 자신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꿈은 최선을 다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생은 자기답게 살 때 비로소 아름다운 꿈을 이룰 수 있다.
철학자들은 수없이 강조하기를 사람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 희망을 품고 사는 존재라고 하였다. 그러나 나, 효명 김선태는 불행한 존재, 절벽에서 떨어진 존재,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존재, 처참히 버려진 존재였다. 죽음의 신이 찾아왔을 때에는 죽을힘을 다해 죽음의 신을 쫓았고, 희망의 작은 불씨 때문에 살기 위하여 전국을 헤매며 거지의 삶을 살았다.
어느 봄날에는 동료 거지들과 함께 잔디에 앉아 따스한 봄의 햇볕을 한껏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햇빛은 아무리 많이 즐겨도 돈이 들지 않아 거지들에게는 마냥 행복한 일이었다. 그날의 나는 거지였지만 참으로 평화롭고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봄의 태양을 흠뻑 받은 나무에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 나는 그 싱그러움을 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돋아나는 새싹들을 만지며 나는 가슴 벅찬 희망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도 희망이 있다.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 성직자가 되어야 겠다.” 수없이 되뇌이며 희망의 꿈을 두 주머니에 가득 채웠다. 그때부터 동냥해 온 밥을 놓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기도가 시작되었다. 겨우내 죽은 듯하지만 봄이 되면 어김없이 파란 잎을 피우는 새싹을 보며 새로운 꿈을 피우며 하늘 끝까지 쌓아 놓은 비전이, 하나님께로 향하는 간절한 기도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절망의 낭떠러지에서 곧 부러질 듯한 나뭇가지를 붙들고 버티고 있었던 나, 효명 김선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으로 꿈을 이루었다.
가을의 서리를 맞은 나무들은 그 잎들이 낙엽으로 떨어져 땅에서 버려지고 밟힌다. 그러나 벗은 온몸으로 겨울의 차디찬 삭풍을 견뎌 낸 나무들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봄이면 다시 움이 트고 나뭇잎이 태어나게 한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숲속의 나무가 그러할진대 하물며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인생은 언제나 평안의 길, 형통의 길,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높은 산길도 가야 하고, 발이 부르트는 돌길도 가야 하고, 천 길 낭떠러지의 절벽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절망의 순간이 올 수 도 있다.
그런 순간이 올지라도 하니님께로 향한 믿음 안에 넓고 높은 비전을 가지고 기도하며 죽을 각오를 다해 노력한다면 죽음의 사막을 지나 성공의 오아시스는 내 손안에 있게 된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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