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간다. 인간이 태어나서 한평생 살다가 죽는 과정에는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시련과 극복, 질병과 치유 등의 긴장과 이완의 날줄과 씨줄이 형형색색 수를 놓는다.
박재훈 목사는 교회음악가요 작곡가요 목회자로서 100년(1922-2021)을 살다 소천하였다. 그 삶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 그는 병들고 불편한 몸을 무릅쓰고 90세의 나이에 오페라 <손양원> 작곡을 완성하여 무대에 올렸고, 계속하여 삼일운동 100주년에 맞추어 오페라 <함성 1919>(문성모 대본)를 작곡하여 KBS홀에서 공연하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페라 <이승만>(문성모 대본)을 작곡하던 중 지난 8월 2일(토론토 현지 시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수많은 작품을 쏟아냈고,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박재훈 목사는 “산골짝의 다람쥐”, “송이송이 눈꽃 송이”,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시냇물은 졸졸졸졸”, “펄펄 눈이옵니다”, “숲속의 매미가 노래를 하면”, “산산산 산에는 나무들이 자라고” 등 주옥같은 동요를 작곡하여 우리의 어린 시절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들의 밝은 등불이에요”, “예수님의 마음은 고요한 연못”, “황금물결 은물결 넘노는 바다”, “흰 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등 수많은 어린이 찬송가를 작곡하여 어린 시절 우리의 믿음을 자라게 해 주었다. 어른 찬송가로는 “어서 돌아오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언제나 바라봐도 늘 보고 싶은 분”, “주여 어린 사슴이 목이 갈하여” 등 애창곡을 작곡하여 한국교회 부흥을 견인하였다.
그리고 오페라 <에스더>, <류관순>, <손양원>, <함성 1919>, <이승만>(미완성) 등을 작곡하여 하나님 사랑, 나라 사랑, 민족 사랑을 외친 최고의 작곡가였다. 박재훈 목사는 초기에 한국교회를 향하여 “믿는 자여 어이할꼬!”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에 오페라 <손양원>을 통하여 그 답을 주었다.
그는 진실한 신앙인이고 애국자였다. 한국 교회음악 역사에 그와 같은 작곡가를 다시는 가질 수 없기에, 그가 떠난 빈자리가 허전하기만 하다. 부활의 소망 가운데 고(故) 박재훈 목사님을 생각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