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 같은 내게도
은혜와 축복의 소나기를 내려 주소서
가을장마라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가 쏟아진다. 일상인데도 찬송 시인에겐 특별한 빗줄기다. 휫틀은 성령의 소나기를 내려 달라며 찬송 시 ‘빈 들에 마른 풀같이’(183장)를 노래했고, 크로스비는 나를 비켜 가지 말아 달라며 ‘인애하신 구세주여’(279장)를 노래했다.
찬송 시 ‘주여 복을 주시기를’(Lord, I hear of showers of blessing)은 영국 크로이든(Croydon, Surrey) 태생의 여류시인이며 목사 부인인 코드너(Elizabeth Harris Codner, 1823-1919)가 지었다. 어려서부터 선교에 관심이 많아 ‘선교 선’, ‘부엌의 성경’ 등 선교애 관한 책을 집필하였고, 후에 남미선교협회가 된 파타고니아 선교부의 기관지 편집인으로 일했다.
1860년, 아일랜드의 청소년 부흥 집회 후 때마침 내리는 소낙비에 “그는 벤 풀 위에 내리는 비같이, 땅을 적시는 소낙비같이 내리리니”(시 72;6) 말씀에 영감을 받아 지었다.
곡명 EVEN ME는 브래드버리(William Batchelder Bradbury, 1816-1868)가 코드너의 찬송 시에 맞춰 작곡했다. 그는 19세기의 위대한 부흥운동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복음가 양식의 다작 작곡가로서 가장 중요한 개척자이다. 남북 전쟁 이후 고도로 조직화 된 부흥운동과 선교 시대와 맞물려 주일학교와 청소년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확산되는 가운데 브래드버리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이 있다. 메이슨(Lowell Mason)의 제자로, 후에는 유럽에서 작곡을 공부하여 고전 스타일의 작곡 실력을 갖췄음에도 회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대중적이고 민속적인 스타일로 복음가를 작곡하였다.
이 곡은 1862년, 브래드베리가 편찬한 주일학교 찬송가(The Golden Shower of Sunday School Melodies)에 처음 살렸다.
원래 7절로 된 찬송 시로, 2절은 성부 하나님께, 3절은 성자께, 4절은 성령께 간구한다. 우리 찬송엔 5절과 7절이 생략되었다. 후렴에서 거푸 반복하는 시어 “내게도”는 소나기를 땅뿐만 아니라 마른 땅같은 내게도 축복의 소나기를 내려달라는 기원이다.
이 곡은 멜로디인 소프라노와 테너 파트의 진행이 평행이어서 좋은 듀엣이 된다.
영국과 영연방 국가에서는 웨일스 민요인 곡명 GROESWEN에 맞춰 부른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