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목회자 92.7%, ‘힘들어도 목회 포기 않겠다’
탈북 목회, 가장 어려운 점은 일꾼과 재정 부족
선교·구제비가 목회자 사례비보다 비중 높아
재정의 절대 부족과 헌신된 평신 도 일꾼 찾기도 어려운 열악한 목회 현실에도 불구하고 탈북민 출신 목 회자 대다수는 목회를 포기하지 않 겠다(92.7%)고 답했다. 목회를 포기 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로는 ‘목회 를 소명으로 생각하기 때문’(86.8%) 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총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위원 장 최태순 목사) 산하 북한선교연구 소(이사장 최태협 목사, 소장 박원호 목사)는 지난 2월 15일 한국교회100 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탈북 민 목회자와 북한선교’를 주제로 세 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통 일과 북한선교를 위한 탈북민 목회 자와 탈북민 교회 현실 파악을 위해 지난해 실시한 탈북민 목회자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탈북 목회자들은 절대 다수(92.1%) 가 ‘하나님의 부르심/소명’과 ‘구원의 기쁨’으로 자원해 신학을 시작하게 됐 다고 응답했으며, 신학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장애로는 ‘경제적인 어려 움’(39.2%)이 가장 컸다. 목회 훈련 과 정에서 세 명 중 한 명(31.4%)이 탈 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 다고 답했으며, 차별의 내용으로는 ‘청빙이 어렵다’(62.5%)는 답이 가장 많았고 ‘신학교에서 동료 학생들이 잘 끼워주지 않는다는 느낌’(25.0%) 이나 ‘교회에서 성도들이 무시하는 느낌’(18.8%)을 받는다는 응답도 있 어 교회 내 탈북민에 대한 편견이 여 전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 재정에 대해서는 담임 목회 를 하는 경우 3분의 2 이상이 ‘외부 지원을 받는다’고 했고 전체 재정 중 외부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가까이 돼 외부 지원이 없다면 교 회 유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재정 지출은 ‘임대료/사용 료’(30.5%)가 가장 많았지만 ‘선교 비/구제비’(28.2%)가 목회자 사례비 (17.2%)보다 비중이 컸다.
탈북민 목회 시 가장 어려운 점 으로는 ‘헌신된 평신도 일꾼 부 족’(51.2%)과 ‘재정 부족’(48.8%)이 가장 높게 꼽혔고, 목회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지에 대해 41.5% 가 ‘있다’라고 답했지만, 그럼에도 ‘목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92.7%에 달했다.
북한선교연구소 서기이사 리종빈 목사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발제강연을 맡은 정재 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 교사회학)에 의하면 2004년 북한 출신 목회자가 남한에 첫 탈북민교 회를 개척한지 17년이 지난 현재 탈 북민교회는 전국에 총 68개, 탈북 민 목회자 수는 1백 명이 넘는 것으 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파악은 되 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통일 이후 북한교회 재건과 사회통합에 중추 적 사명을 감당할 제1주체로서 탈북 민 목회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 만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해 지원이나 협력도 어려운 형편” 이라며 “이번 조사가 탈북민 목회와 북한선교를 위한 협력 과정에 중요 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 다.
앞서 드린 예배는 북한선교연구 소 이사장 최태협 목사 인도, 북한선 교연구소 회계이사 오세정 장로 기 도, 총회 부총회장 이순창 목사가 ‘여호와께서 지키시는 성(城)’ 제하 설교, 북한선교연구소 이사 백성훈 목사 기도, 이북5개노회협의회 회장 지용석 목사 축도 순으로 드렸다.
부총회장 이순창 목사는 “대한민 국에서 교회가 누리는 자유와 혜택, 풍요를 북녘 땅의 현실과 비교해보 면 우리가 좋은 것을 갖고 있다. 하 나님은 약한 자를 향한 분이신데 자 칫 하나님의 관심이 우리를 떠날까 두렵다”라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 앞에서 대한민국이 통일되고 탈북 자들에게 사랑의 생명줄이 이어지 며 무너진 북녘 교회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한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