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영어로 프레지던트(President)라고 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이 직함에 의해 불린 국가수반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1799)이다. 그가 1789년 대통령이 되었을 당시에는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 자리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던 때였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전쟁에서 승리하여 주권을 쟁취한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영국의 왕이나 군주와 동일시하는 사람도 있었고, ‘폐하’라는 호칭으로 부르던 사람도 있었다.
워싱턴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며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인기와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워싱턴은 독립군 사령관으로 미국의 건국을 위해 앞장서서 싸웠다. 그는 독립전쟁의 영웅으로 명성을 얻은 후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뒤에서 몸을 사리고 다른 사람의 희생을 구경만 하지 않고 앞장서서 피를 흘리고 사기를 돋운 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오늘날 대통령이 배워야 할 점이다.
둘째로, 워싱턴은 두 번의 임기가 끝나는 1797년에 모든 국민의 존경과 박수 속에서 종신 대통령직을 제안받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종신직은 오늘날 권력자들의 로망이다. 그리고 많은 나라의 대통령들이 여러 이유를 대며 늙어 죽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는 경우를 본다. 북한처럼 3대를 세습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권력자들은 두 번의 임기를 족하게 여기고 미국의 앞날을 위해 종신직을 거절한 워싱턴의 결단을 배워야 한다.
셋째로, 워싱턴은 퇴임 후에 완전한 야인으로 돌아와 소박하게 생활했다. 스스로 농장을 관리하고 살다가 2년 후에 67세로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의 권력자들은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예전의 권력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지 못하고 측근 정치를 한다. 퇴임 후에 완전히 야인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사는 대통령이 없다.
워싱턴의 장례식에서 낭독된 조서에는 “전쟁에서도 으뜸, 평화에서도 으뜸, 그리고 국민의 마음속에서도 으뜸”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미국의 수도 이름이 되었고, 그의 이름으로 워싱턴 주가 만들어졌다. 국회의사당 한가운데는 워싱턴 기념탑이 세워졌고, 그 탑보다 높은 건물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있다. 미국 1달러 화폐의 얼굴 조지 워싱턴 같은 대통령을 우리는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일까?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