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나에게서 너를 찾아간다.
나는 아니라 하면서
선을 말했는데
나도 모르게 악을 행하는
너는 누구냐 자문자답을 한다.
날마다 몇 번이고
다짐을 골백번 하면서도
아니야 아닐꺼야 이번엔
진정 아니라 했는데
또 함정을 파 놓고
나 스스롤 처박아 넣는
내 속의 또 나는
바로 너라는 나여라.
나 말고 또 다른
내가 내 속에 있다.
웃는다 웃는다 하면서
속으론 울고 또 울리는
바로 내 속의 너는
나를 속이고 너르 달래어 아부하는
알다가도 모를
나의 너 때문이리라.
내 속에 숨은 넌
나를 숨기느라 꾀를 부리고
얼굴을 내밀다가도
어느 순간 위선을 씌우곤
어디론가 숨어 사라지곤
순수한 나를 앞세워 놓고
뒤에서 히죽히죽 비웃는
비겁쟁이야.
남의 눈을 피하느라
고독을 잊고 산다면서 말은 하지만
돌아서면 외로워서 눈물로 사는
너의 좌표를 찾아가는
내 속의 너를 바울같이 오호라 절규하여라.
<시작(詩作) 노트>
내 속에는 나 아닌 너가 있다. 이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 번 싸우며 갈등을 한다. 마치 사도 바울이 자신 속의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외친 말씀을 기억한다. 로마서 7장에서 사도 바울은 죄와 율법이 서로 다투면서 행하고 싶은 선은 행하지 못하고 도리어 악을 행하는 죄가 자신을 사로잡는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로마서 7장 19절에선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라고 절규하고 있다. 바울은 이어서 로마서 7장 22절에선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속에선 다른 법이 싸운다”고 했다. 그래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고 역시 절규하고 있다. 사순절 고난을 통하여 우리의 속사람을 살려나갔으면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
• 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