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에 치뤄진 대통령 선거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에 대하여 지역별, 세대별, 남녀간에 극명하게 생각들이 달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헌정 사상 대선에서 이토록 처절할 정도의 치열한 선거는 없없을 것이며, 247,077표(0.73%)의 표차로 초박빙의 승부로 마무리 되었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여당의 검찰총장 출신이 야당의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지 불과 8개월여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지금의 시대는 기성 정치가들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어, 신선하고 정의로운 지도자를 선택하기를 원했고 아마도 이번에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았기에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감히 평가해 본다. 그러나 우리는 비록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었다 하나, 선거 결과에 대하여 깨끗하게 승복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정권에 대하여 공약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사적인 모임의 대표로부터 사회단체와 지자체의 단체장 그리고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선출한 결과에 대하여 승복하지 않는 내 편, 네 편의 편가르기의 모습을 보아왔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은 하되 국력의 소모를 초래하는 선동정치와 발목잡기는 지양하고,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들과 나라를 위해 진정 헌신하는 정치로 한 단계 더 성숙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교회 역시 위임 목사님을 청빙할 때 당회에서 투표로 결정할 경우 자신이 지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는다면, 파벌과 분열이 조성되어 급기야는 교회의 분쟁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며 결코 교회와 성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 교회 분열의 역사를 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교리 등의 문제로 분리된 것에 대하여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로 탈퇴를 하여 새로운 교단을 만듦으로 인하여 정확하지는 않지만 종교법인으로 등록된 교파만 185개 정도의 교단이 존재한다고 한다. 참으로 개탄스럽고 회개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주변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남북으로 분단된 악조건 가운데, 정치가 안정화되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이 서로 불신하고 국론이 사분 오열된다면 국력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또한 도덕성과 사랑과 자비가 요구되는 기독교가 권력과 명예와 돈의 노예가 되어 본질을 회복하지 못할 때, 성도뿐만 아이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리고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선거가 끝난 지금 우리는 이제 이념을 넘어 국민이 서로 화합하고 국력을 하나로 모아 건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호 장로
< 대구내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