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엘서 1장의 극심한 메뚜기 재앙은 앞으로 곧 다가올 ‘여호와의 날’의 전조와 경고에 불과했다. 고난받는 백성들을 향해 예언자 요엘은 외쳤다. “슬프다, 그날이여!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도다.”
요엘서의 기록된 ‘여호와의 날’을 고찰하기 전에, 먼저 구약 예언서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여호와의 날’에 대해 소개가 필요하다. 기독교회에는 ‘주님의 날’(Lord’s Day, 줄여서 ‘주일 主日’)이 있는데, 구약성경에는 ‘여호와의 날’(Day of Yahweh)이 있다. 히브리어로는 ‘욤 야웨’(Yom Yahweh)라고 한다. ‘욤’은 ‘날’이고, ‘야웨’는 ‘여호와’의 히브리 원어 발음이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두 가지로 호칭한다. 하나는 ‘엘로힘’(’elohim)이다. 이 말은 ‘하나님’(God)이라는 뜻의 보통명사이다. 다른 하나는 ‘야웨’(Yahweh)이다. 사람마다 이름이 있듯이, 하나님의 거룩하신 이름은 ‘야웨’이다. 즉 야웨는 하나님의 이름 고유명사이다. ‘야웨’의 약칭은 ‘야’이다. 예언자 엘리야의 이름은 ‘엘리’(=‘나의 하나님’)와 ‘야’(=‘야웨’ 하나님의 약칭)가 결합된 것이다. 그 뜻은 ‘나의 하나님은 야웨이시다’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할렐루야’라는 말도 ‘할렐루’(=찬양하라!)와 ‘야’가 합해진 말이다. ‘야웨를 찬양하라’는 뜻이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의 거룩하신 이름 ‘야웨’를 모세에게 최초로 알려주셨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야웨니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엘샷다이 El Shaddai)으로 나타났으나, 나의 이름 ‘야웨’로는 그들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출 6:2-3) 이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은 처음으로 모세에게 그의 이름이 ‘야웨’라는 것을 알려주셨고, 이후 ‘야웨’라는 하나님의 신명(神名)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 알려지게 되었다.
‘여호와(야웨)의 날’(Yom Yahweh)에 관해서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구약에 ‘야웨의 날’은 있는데, ‘하나님의 날’(Yom ‘elohim)이라는 말은 없다. ‘야웨의 날’은 야웨 하나님만의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말한다. 둘째, ‘야웨의 날’은 구약에서 예언서에만 나오고 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 탄신일(크리스마스), 주님의 날(주일) 등은 날짜가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야웨의 날’은 특정된 날이 아니다. 날짜를 알 수 없고 ‘앞으로 다가올 날’이다.
‘욤 야웨’는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역사의 주인이 되시는 ‘야웨 하나님의 날’이다. 야웨 하나님이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당연히 ‘야웨의 백성’들이 손꼽아 기다리며 기뻐서 춤추고 노래하며, ‘야웨’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야웨의 날’을 처음으로 언급한 예언자 아모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대와는 정반대를 선언했다. “화 있을찐저! 야웨의 날을 기다리는 자여!… 그날은 어둠이요, 빛이 아니라!” (암 5:18) 야웨의 날은 빛이 없는 암흑의 날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선포한 야웨의 날은, 야웨 하나님께서 역사의 현장에 개입하셔서 큰일을 행하시는 두렵고도 무서운 날이다. 예언자들의 말씀에 따르면 야웨의 날에 행하시는 큰일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