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빛을 첫째 날에 제일 먼저 창조하셨다. 그리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창 1:3-4). 하나님께서 빛을 창조하신 것은 생명을 공급하시기 위함이었다. 빛이 있으므로 모든 생물들이 생명을 향유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식물과 동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다른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으셨다. 이전에 창조하신 빛이 있으므로 모든 식물과 동물의 생명을 동시에 창조하신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만드실 때 생기를 불어넣어 생명을 공급하셨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생명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 생명은 먼저 창조하신 식물이나 동물들의 생명에 비할 수 없이 특별하고 고귀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타락하고 “반드시 죽으리라”(창 2:17) 하는 말씀대로 그 생명이 타락했을 때에는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생명을 구원의 선물로 주셨다. 인류에게 이 같은 최고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 인간을 한없이 사랑하셨던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최상의 자연환경을 허락하셨다. 그중에서도 빛으로 주신 태양은 참으로 귀한 선물이다. 태양의 빛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구에는 인간도 초목도 존재할 수 없다. 태양은 1평방미터도 채 안되는 면적마다 13만 마력의 힘을 방출하는데, 이는 8기통짜리 자동차 엔진 450개와 맞먹는 힘이라고 한다. 태양의 능력은 역사상 온 인류가 통틀어 사용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1초 동안 만들어 낸다. 태양은 현재 속도로 300억 년 더 타오를 수 있다. 태양의 빛과 열만 하더라도 우리는 엄청난 선물을 하나님께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나의 존경하는 스승 안병욱 교수님은 이렇게 시를 읊었다.
밝은 태양이 세상을 비추는 한 인생에는 희망이 있다.
태양의 힘을 받아 핀 땅의 꽃들이 있는 한 인생에는 삶의 의미가 있다.
꽃을 보며 가슴에 따뜻한 사랑과 기쁨이 있는 한 인생에는 사는 보람이 있다.
아무리 죽음과 고통과 비극이 있어도
태양과 꽃과 사랑이 있는 한 인생에는 행복이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가운데 가장 신비하고 위대한 작품은 태양이다. 태양은 부한 자나 가난한 자나,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나 공평하게 그 빛을 공급한다. 그런데 태양빛에 비할 바 아닌 온전한 큰 빛은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복음의 빛이다. 태양빛이 없다면 모든 생물이 존재할 수 없듯이 생명의 빛인 예수 그리스도가 없다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없다.
나는 스피노자가 “내일 이 세상에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말을 아주 좋아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실로암안과병원 후원에 사과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 그런데 햇빛을 잘 받은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는 보기에도 좋고 탐스러울 만큼 맛있는 열매를 맺었지만, 햇빛을 받지 못한 나무는 열매는 열렸지만 모양도 맛도 사과의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태양이 얼마나 귀하고 위대한지를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되었다.
나는 우리 인생을 향해 반드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밝고 뜨거운 태양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철인도 인생은 항상 마음에 태양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외쳤다. 마음의 태양은 곧 강렬한 희망이다. 태양이 매일 떠오르듯이 우리의 희망도 매일 더 높이 떠올라야 한다. 그리하여 매일이 희망의 날, 희망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날이 되어야 한다.
또한 태양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비추듯이 우리는 이 태양의 힘으로 힘들고 우울하고 고난당하는 사람들에게 말없이 값없이 희망을 공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꽃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남에게 희망으로 비추어야 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어김없이 피는 진달래, 철쭉, 개나리, 할미꽃, 푸른 잔디는 얼어붙은 마음을 포근하게 녹여 준다. 한여름에 피는 아카시아, 장미, 무궁화, 과꽃, 해당화와 같은 화사한 꽃들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가을에 피는 아름다운 국화, 코스모스, 해바라기, 목화꽃은 그야말로 찬란하다.
이 모두는 태양의 힘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삶의 기쁨을 안겨 준다. 내가 피울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꽃으로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태양을 닮은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한 철인이 말한 것과 같이 또한 나의 스승이 깨우치게 해주신 것과 같이 세상에 태어나 태양처럼 뜨겁게, 다른 사람과 세상에 유익을 주는 삶을 살 때에 그 사람은 태어난 보람을 가지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들에게 선물로 주신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늘 감사한 마음과 행복한 마음으로 살자. 태양처럼 꽃처럼 밝고 아름다운 사명을 감당하며 살자. 이것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에 대한 보답이자 사명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