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시작할 때보다 그 일을 접을 때가 몇 배나 힘이 든다. 일의 성과가 좋지 않아서 접는 것이겠지만 그 동안에 쌓은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자존심까지 버려야 하기 때문에 시작할 때보다 몇배나 힘이 드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 접었던 일을 다시 시작할 때는 그 일을 접을 때의 용기보다 더 수십 배의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음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재도전은 재앙임도 명심해야 한다. 오늘은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넘어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하여 다시 시작하는 믿음과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용기란 가장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하여 두 번째, 세 번째 중요한 것을 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바가 있다. 자신의 인생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분별하여 두 번째, 세 번째 중요한 것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 용기라는 것이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크게 깨달아 지는 바가 없지 않다. 인생을 가장 값지게, 빛나게 할 일들을 미처 모르거나 태만하여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그 귀한 시간과 정력과 재능을 낭비한 일은 참으로 후회스럽다. 그렇다고 낭비한 삶만을 후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께 구하고, 믿음의 용기로 일어서야 할 일이다. 이미 지나간 그릇된 선택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그런 용기를 발휘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다고 하셨다.
지난날의 허물과 과오를 시인하고, 그 허물, 그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지니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요, 용기있는 믿음의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특권을 주셨다. 어느덧 2022년의 반년을 넘겼다. 한해의 전반부를 지지부진하고, 구태의연하게 산 삶을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결단의 다짐을 요구받는다. 그간의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함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숨어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함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쉽게 살아오던 습관에 젖어 새롭게 시작하려는 용기를 내지 못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견뎌오면서 우리 교회들은 환란과 시련을 겪었다. 그리고 교회의 체계와 정체성에 손상을 입고, 보편성과 용기를 상실했다. 이때 자기를 성찰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우리교회가 주님이 설계하시고 세운 교회다운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십자가의 주님을 의지하고 쫓는 믿음을 가졌는가? 우리가 고기를 잡으려고 갈릴리로 간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을 자신과 우리교회에 던지며 우리를 살피는 성찰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자기 성찰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다시 시작할 믿음의 용기를 갖는 일이 그 무엇보다,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지금 우리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가질 때이다. 시련과 좌절의 환경을 딛고 주의 일을 다시 시작하는 용기, 그 믿음의 용기 속에 회복의 능력이 깃들어 있다. 이미 기적을 일으킬 씨앗을 품었음이다.
황인찬 목사 (의왕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