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사의 산에 올라서서 발견한 자유
이승만은 미국 유학 시절, 국제 정치, 인류사, 그리고 신학을 주로 공부했던 것으로 전문 된다. 이승만이 인류사를 배우면서 역사의 높은 산에 올라서서 바라보니 역사적으로 잘 살고 부강한 나라들이 모두 기독교 국가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 기독교 국가들은 그 바탕에 바울서신을 골자로 하는 칼빈주의 신학이 흐르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칼빈주의 신학이란 한 마디로 “하나님의 주권” 신학이다. “하나님의 주권”이란 “하나님이 주인이시다”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주권은 두 다리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개인 영혼에 관한 예정이요, 다른 하나는 역사 섭리이다. 하나님이 주인으로서 누구를 구원하실지, 구속사를 어떻게 진행하실지를 창세 전에 미리 다 정해놓으셨다는 것이다.
이 칼빈주의 신학에서 비롯된 자유, 평등, 박애의 3대 정신이 기독교 문명사회를 이끌어 왔음을 이승만은 발견했다. 그리고 새롭게 건국될 한국의 모습은 바로 이러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승만의 건국의 4대 기둥-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기독교입국론-이 잉태된다. 이중 기독교입국론이요 핵심이요, 이승만의 성경본문은 바울서신 갈라디아서 5장 1절이 말하는 자유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1965년 미국 하와이 요양원에서 자신의 병세가 돌이킬 수 없음을 안 이승만은 아침 저녁으로 올리던 기도가 있었다. 바로 자유의 기도였다. “이제는 저의 천명이 다하여감에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셨던 사명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몸과 마음이 너무 늙어버렸습니다. 바라옵건대 우리 민족의 앞날에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함께하시옵소서. 우리 민족을 오직 주님께 맡기고 가겠습니다. 우리 민족이 굳게 서서 국방에서나 경제에서나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2. 2019년 광화문 이승만광장에서 울려 퍼진 자유 평등 박애 그리고 질서
2019년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 대표로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공산주의로부터 지킨다’라는 한기총 정관에 따라 당시 대통령이 건국을 부정하고 공산주의 주체사상종교의 북한을 추종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공산주의 종북주사파로부터 지키기 위해 광화문운동을 일으켰다. ‘건국 이래 최대 인파’로 불리는 수많은 애국 성도들과 국민들이 함께 했다. 매 토요일 국민대회와 얼마 후부터는 매 주일 광화문 전국연합예배가 이승만광장으로 명명한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었다. 그때 연단을 두른 구호가 있었다. 바로 자유 평등 박애 질서였다. 질서가 그 포인트였다. 자유 평등 박애는 프랑스혁명과 러시아 공산주의혁명의 구호로 등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 대표인 전광훈 목사는 거기에 ‘질서’라는 말을 더했다. 질서가 무엇인가. 이 역사의 질서가 무엇인가. 바로 바울신학의 요체인 ‘하나님의 주권’이다.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질서가 전제되고 나서 자유와 평등 박애가 주장될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류금주 목사
<전 서울장신 교수·현 청교도신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