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님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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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림절이 시작됐다. 대림절이란 한자로 기다릴 ‘대’(待)와 예수님의 재림을 뜻하는 임할 ‘임’(臨)으로 표기한다. 한마디로 대림절이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절기라는 뜻이다. 그래서 대림절의 핵심 키워드는 기다림이다.

기다림을 이해하려면 성경에 나타나는 시간의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행 1:7을 보면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라는 말씀이 나온다. 여기서 때는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시기는 ‘카이로스’(Kairos)를 번역한 것이다. 우선 크로노스는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의 시간을 말한다. 다음으로 카이로스는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질적으로 달라진 시간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이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가는 시간을 말한다.

성경에 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외에 또 다른 시간이 소개되고 있다. 막 1:15를 보면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때가 찼다는 말은 ‘플레로마’(pleroma)이다. 그래서 이 플레로마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임박해서 다가오고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플레로마, 즉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때가 올 때까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은 기다림이다. 그 약속을 믿고 때를 분별하며 기다려야 한다. 절대로 내가 그때를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 조급함으로 경거망동해서도 안 된다. 그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대림절을 지내며 이 플레로마를 배우게 된다. 우선 역사적으로 이 플레로마를 배우게 된다. 주님의 재림이 약속되어있다. 그러나 그때는 역시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하며 그때 곧 플레로마를 기다려야 한다.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이 플레로마를 배우게 된다. 기도하지만 그 기도가 이루어지는 때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며 그때 곧 플레로마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기다림의 아름다움이라는 뜻이다. 비록 기다림이 그 과정 속에서 고난이 있지만 그 고난은 헛된 고난이 아니고 의미 있는 고난이요 복을 잉태하는 고난이기 때문에 기다림 자체가 아름답다는 뜻이다. 특히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기다림은 기다림의 미학의 절정이다. 이 기다림이 그 어떤 기다림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의 오심의 플레로마를 약속하시고 기다리게 하신다.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인내하게 하시고, 연단을 겪게 하신다. 그리고 그 인내와 연단 과정 속에서 우리의 믿음을 키워 가신다. 그래서 이 기다림이 아름답다.

스페인어로 ‘기다린다’는 동사가 ‘espara’이다. 그런데 이 동사가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바로 ‘희망하다’이다. 같은 말이 기다린다는 뜻과 희망한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동사가 약속을 믿고 기다리다 보면 희망이 싹트고 꿈을 가지게 될 것을 가르쳐준다. 실제로 주님께서 재림하신다는 약속은 우리에게는 희망이다. 사탄이 권세를 휘두르고 있고, 죄악이 찌르고, 무거운 삶의 무게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주님의 재림은 희망이요 꿈이다. 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희망이요, 모든 무거운 짐을 벗는 꿈이다. 다시 오실 주를 기다리는 이 기다림이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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