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주일을 앞두고, 코로나 기간 멈추었던 선교의 시곗바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이때, 새롭게 찾아온 시대에 적합한 선교의 모습은 어떨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세계 선교의 과제는 무엇일까? 세계 선교는 어디를 바라보며 어디로 가야할까? 필자는 세 가지로 압축시켜 보았다.
첫째로,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축소된 선교의 의미를 재점화해야 한다. 교회는 코로나 기간을 지나면서 눈에 띄는 교인 하락세를 보였다. 107회 예장통합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50만6985명이었던 교인수는 2년만에 15만 명이 감소하며 235만8914명이 되었다. 교인의 수는 단순히 교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교회가 교회다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교회의 힘이 줄어들면서 서로 허리띠 졸라매는 긴축정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교회 현실이었고, 더욱이 외부 전도를 차단했던 코로나 시기의 정책들과 방침은 우리로 하여금 선교의 중요성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제 그 시기는 지났다. 교회는 다시금 움츠렸던 날개를 펴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소명을 다해야 한다. 그동안 축소되고 경시되었던 선교의 의미를 재점화해서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번 시국으로 어지럽혀진 선교지의 상황들에 대한 전체적인 재점검이 요청된다. 무너진 곳이 있다면 다시 세우고, 빈 곳이 생겼다면 다시 메우며 먼저 공백이 난 곳과 흐트러진 곳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다.
둘째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청된 특정 분야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 시기를 통해서 두 가지 선교 분야가 핵심으로 올라왔는데 하나는 의료 분야이며 다른 하나는 IT 분야이다. 코로나를 통해서 우리 교회는 많은 선교사들의 아픔을 경험했고 가족들의 슬픔을 목격했다. 2021년 8월 기준 코로나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는 25명이다. 언제든지 질병 상황이 다시 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상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총회차원에서 선교사들과 선교지를 향한 의료 장비 구비와 의료 시스템 재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전면 언택트 시대를 간접 체험하면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화상회의(WEBBEX, ZOOM, TeamViewer), 클라우드 서비스, 협업툴(MicrosoftTeams, LARK)과 같이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이러한 기술들은 선교지 내에서 선교사들이 서로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국내와 즉각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런 IT활용 기술 교육과 기기 제공을 비롯한 인프라 지원이 앞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기를 넘어 세계선교를 생각할 때, 선교 지형에 대한 올바른 파악과 선교지에서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들에 대해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이슬람과의 관계 정립이다. 비단 모든 이슬람은 폭력적이라고 한다면 종교 일반화의 오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이슬람이 매우 위험하며 폭력적인 것은 결코 우리가 간과할 수 없다. 특별히 필자의 교회가 선교하는 에티오피아 교회에서도 이슬람에 대한 고초를 호소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이슬람이 타종교권을 대하는 극단적 태도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단순히 우리의 선교지역에 이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서 먼저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런 문화가 왜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해해야 하며 더 나아가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넘어서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와 복음이 그들에게 전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간구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그곳에 있는 선교사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이다. 그렇기에 선교는 그리스도인에게 권한이 아닌 의무이다. 그것은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저히 실천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선교의 과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지원과 후원이 필요하다. 선교를 받은 나라에서 선교를 하는 나라로 쓰임받은 우리 대한민국의 교회가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이해 다시금 세계선교를 향해 몸과 마음을 다해주길 소망해본다.
서은성 목사
<총회 세계선교부 서기, 상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