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우리 일상생활에 정말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요즘 식당에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배식해주는 로봇을 심심찮게 본다.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휴대폰에 몇 마디 입력하면 바로 알려주기도 한다. 음성인식 기능으로 자동차에서 전화도 걸고 길도 찾아가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최근 화제가 된 챗GPT는 사람처럼 대화하고, 편지, 자기소개서, 독후감 등 일상에서 필요한 글을 즉석에서 작성해 준다는 것이 놀랍고 섬뜩한 느낌도 든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디까지일까? 과학자들의 미래예측을 들어보면 인간이 하는 모든 영역에서 곧 인간을 능가할 뿐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문제들에서는 벌써 인간의 능력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한다.
레이 커즈와일이라는 컴퓨터과학자는 이미 2005년에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에서 2045년이 되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시점인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고 주장해서 화제가 되었다. 2045년에 정말 그런 특이점이 올지는 의문이지만 그런 순간이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산업혁명이래 기술문명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에너지와 기계의 잠재력은 인간의 능력을 엄청나게 증대시킴으로써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인간이 발명한 기계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것이 세탁기라는 농담 같은 주장도 있다. 세계의 모든 여성들을 처음으로 세탁이라는 고된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전기, 자동차, 전화, 가전제품과 같은 문명의 이기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런데 그 기술문명이 편리함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동시에 원자탄이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공할만한 무기도 우리에게 선물했다.
인공지능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편리함을 우리 인간에게 가져다 주겠지만, 바로 그 엄청난 능력 때문에 원자탄보다 훨씬 위험한 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사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과학자가 된 스티브 호킹은 인공지능 때문에 인류문명의 종말이 올지 모른다고 염려했다. 영국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책에서 인류의 종말이 실제로 앞으로 백 년 이내에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인공지능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인공지능이 악용된다면 그 위력은 진정으로 가공할 만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유전자를 조작해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거나 원자력발전소의 시스템을 교란해 작동을 파괴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교란해 대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고 전력망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도 있다.
우리는 진정으로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편리함과 동시에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제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기에 이르렀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데우스』의 서문에서 인류가 직면한 이 엄청난 기술의 위협앞에서 당면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가 서로 협력해 기술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세계는 천국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지옥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선택의 기로에서 인류가 지금까지 기술혁명에만 힘써 왔다면 이제부터는 참다운 인간을 찾는 정신혁명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외침이 필자의 귀에 쟁쟁하다.
김완진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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