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일본 오키노토리 암초(暗礁)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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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島·island)이란 대륙(大陸)보다는 작고 암초(暗礁)보다는 큰 것을 말한다. 국제 기준으로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가 가장 작은 대륙이고, 그린란드가 가장 큰 섬이다. 국제수로기구 등의 섬 기준은 만조일시 크기가 10㎢ 이상의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이면 육지(陸地)이고, 그 이하는 암초(暗礁)다.

오키노토리시마(沖之鳥島)는 1980년대까지도 침대 2개 넓이의 암초에 불과했다. 그러했기에 일본이 1931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할 때 각국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이 암초가 국제정치적으로 주목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일본이 이 암초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면적을 넓히고 방파제까지 만들어 암초를 섬으로 만들었을 때부터다. 

지름 50m, 수면 높이 3m의 콘크리트 인공섬! 일본은 침대 2개 넓이의 바닷속 암초에 축조비 3억 달러를 투입하여 인공섬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콘크리트 인공섬을 일본 국토의 최남단 섬이라 공표하면서 일본 오키나와현 하테루마지마(波照間島)를 일본의 최남단으로 표시했던 종래 비석을 없애버렸다. 

일본은 19여 년간의 이런 작업을 거쳐 드디어 2008년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국제해양법은 인공(人工)시설물은 영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에 결국 일본이 CLCS에 신청한 오키노토리시마 ‘Island(섬)’ 인정요청은 기각되었다.

만약 CLCS가 일본의 섬 인정신청을 받아들였다면 일본은 한반도 1.5배 크기인 32만㎢의 대륙붕 개발권을 확보했을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CLCS가 일본의 신청 심의 중에 언론을 통해 ‘유엔이 오키노토리시마를 섬으로 인정했다’는 선전을 서슴지 않았다. 이 일로 일본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믿지 못할 나라’라는 인식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은 오키노토리시마를 국제해양법상의 섬으로 만들려는 이런 식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은 오늘도 보도자료를 통해 CLCS가 오키노토리시마를 섬으로 인정하고, 주변 해역 17만㎢를 비롯해 5개 지역 31만㎢의 대륙붕에 대한 일본의 개발권을 인정했다고 엉뚱한 홍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가장 큰 중국은 ‘일본이 충즈다오(沖之島, 오키노토리시마의 중국명) 암초를 기점으로 주장한 대륙붕은 CLCS위원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일본 총리는 거의 매년 바뀌지만 오키노토리시마의 CLCS에 섬 승인신청 문제는 줄곧 인계되고 있다. 이 결과인지 CLCS가 오키노토리시마를 국제해양법적인 섬으로 인정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섬들을 기점으로 한 31만㎢의 대륙붕(大陸棚·continental shelf) 개발권은 인정했다. 해양 지도를 보면 태평양 서북쪽의 광활한 바다가 온통 일본 대륙붕 수역으로 색칠되어 있다. 일본 영토면적은 세계 61위지만,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합치면 한반도의 약 20배인 447만㎢로서 세계 6위 해양 부국이다. 중국은 암초에 불과한 오키노토리시마를 ‘국제해양법상-섬’이라고 우겨대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계속 강하게 반발하고 태평양 진출과 개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오키노토리시마 인근해역이 일본의 안방이 되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다. 

오키노토리시마 주변 대륙붕에는 메탄 하이드레이트와 희귀 금속이 다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도쿄에서 1700km 떨어져 있는 이 오키노토리시마에 마침내 항만 건설 공사까지 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8년 오키노토리시마에 대해 국제해양법상의 섬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섬 조건을 강화하기 위해 주거시설 등 각종 공사도 하고 있다. 항만시설뿐 아니라 인간의 주거생활 시설 공사다. 오직 국제해양법상의 섬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다. 주거지역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면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 개발권을 설정할 수 없다는 국제해양법규정을 계산한 것이다. 일본은 이런 방법으로 본토 면적은 작지만 중국·인도보다도 3~4배 넓은 바다를 보유하면서 해양대국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 해양지질학자들과 지구물리학자들이 ‘모든 섬(島)과 해저(海底)는 지구 최후의 미개척지다’라고 선언한 바 있음을 지적해둔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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