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이맘때면 결혼식 초청장이 심심찮게 배달되어 토요일은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우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결혼식장으로 향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기회가 거의 사라진 느낌이다. 학교 동창들은 당연하게 자식들 혼사가 있을리 없지만, 교회에서도 결혼식 소식은 이제 아련하게 사라진 느낌이다. 사실 예전에는 여성은 20대 후반 그리고 남성도 30대가 들어서면 노처녀나 노총각으로 불려 추석이나 설날에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서 결혼하지 않은 자녀들에게 “언제 결혼하느냐?”고 묻는 말이 금기어가 되어 사회문제라고 말들을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묻는 사람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말은 당연하게 주목받는 단어가 아니다. 사실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날씨가 화사한 6월은 가장 결혼하기 좋은 계절로 인식되었다. 그러기에 이때에는 예식장을 예약하기가 어려워 일찌감치 예약하는 관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동안 코로나 관계로 결혼식을 미루었던 탓에 결혼식장 예약이 어렵기는 하지만 워낙 결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이 문제 또한 곧 해결될 거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결혼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들어 오히려 이것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결혼을 하려고 해도 아직 짝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심지어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사회적으로 비혼자가 하나도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 개념이 보편화 되었다는 것이 커다란 문제가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거의 50여 년 전에 참석했던 결혼식장이 생각났다. 마침 내가 살던 LA 조금 북쪽 파사데나(Pasadena)란 고급도시에 있던 작은 교회에서의 결혼식이었다. 이 교회는 몹시 오래된 교회인데 예전에는 부자 교인이 많았던 탓에 교회도 몹시 예술적으로 잘 지었다. 실내장식도 아주 종교적이고 또한 예술적으로 잘 정리된 교회였는데, 전도의 한 방편으로 또는 사회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미리 예약을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교회였다. 마침 친구가 여기에서 결혼해서 참석했는데 ‘여기에서 결혼했기에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여길만큼 정이 드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려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사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작은 우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정해주신 섭리 속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며 하나님의 축복 속에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자손을 낳고 기르면서 세상을 부흥시켜야 하는 의무도 있다. 그리고 이런 가정을 이루기 위해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데, 이제는 이런 평범하고 너무도 당연한 일마저 여러 가지 핑계로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이 답답한 현실이 되었다.
물론 어려운 난관이 앞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이 있는 것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사회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따라서 사회가 변화해야 함은 물론, 특히 교회에서라도 이런 운동에 앞장을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지녀본다.
이제 6월의 신부가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계절이 돌아왔다.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젊은이들에게 축복을 빌면서 가정을 꾸리기 위해 아름다운 결혼식을 하는 행복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젠 코로나도 멀어진 아름다운 6월이 시작되었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