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상력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여러 직업 중 발명가, 디자이너, 과학자, 건축가, 예술가 등은 모두 상상력을 통하여 작품을 만들고 일의 모티브를 생각해 낸다. 사업하는 사람들도 모두 상상력을 통하여 목표를 달성한다. 모든 인간은 상상력을 통해 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록 현실은 어렵더라도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거룩한 상상력을 통하여, 사람들은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도덕을 가진 체라도 하며 살아라. 설령 그렇지 못할지라도”라는 말을 남겼다. 자신의 생활이 도덕적이지 못하다 할지라도, 도덕적인 삶을 추구하고 상상하며 사는 사람은 언젠가 그런 생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다나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라는 소설도 이런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 주인공 어네스트는 평생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만나고자 기다린다. 동시에 자신도 큰 바위 얼굴처럼 누구보다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간다.
하박국 선지자가 말하는 감사도 결국은 그의 믿음에 기초한 상상력을 표현한 것이다. 오늘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불평이나 원망보다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내일에 대한 믿음이요, 하나님에 대한 신뢰의 결과이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공동번역 성경은 히브리서 11장 1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줍니다.” 이를 바꾸어 번역할 수 있다. “믿음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들을 보증해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실히 보게 해 줍니다.”
신앙생활이란 무엇일까?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상상력으로 기적과 긍정을 만들어가는 삶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상상력이 퇴화되었다는 것이다. 조금 신앙적인 표현으로 바꾸면 믿음이 없다는 말이다. 즉 한국교회의 위기는 보이는 현실을 극복할 믿음의 상상력을 상실해버린 데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긴 상처가 아물지 않은 지금 우리에게는 손에 잡히는 감사의 조건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믿음의 사람들은 하박국의 상상력으로 감사의 조건을 찾아낼 것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