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MZ세대라는 말이 빈번해 졌다. 다수의 뉴스와 사전들을 통해 정의된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의 M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이다. 코로나19 이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로봇기술 등으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여 급물살을 탔고, 여기에 익숙한 MZ세대는 의사표현의 주도성을 가지며,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략 나이로는 30-40대의 M세대와 10-20대의 Z세대이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향해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내 왔다. 그들은 내일의 교회, 미래의 교회를 이끌어 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다음세대는 사랑한다는 말만 외치는 기성세대로 비춰진 교회보다는 필요와 흥미를 채워 주는 사회 속에 머물면서, 교회와는 멀어져 가고 있다.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은 이를 증폭시켰고, 백신의 개발로 비대면 상황이 풀렸음에도 교회를 찾아오는 회복의 속도는 더디기만 한다.
30-40세대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위기의 세대로 떠올랐다. 이들은 앞으로 10년 후, 한국교회의 핵심이 되어 교회의 리더가 될 그룹이다. 사회적으로 결혼적령기가 늦어진 상황에서도 자녀를 둔 부부가 다수인 이들 세대는 코로나19 시기 전염의 위험으로 어린 자녀의 안전을 위하여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비대면 예배에 주로 참석하였다. 교회는 30-40세대 전담 교역자를 두기도 하고,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도 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들 역시 회복의 속도는 더디기만 한다.
이러한 다음세대와 30-40세대로 분류되는 MZ세대와의 소통은 교회의 미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다가온다. 현재에 있어서 MZ세대와의 소통과 공감은 곧 교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그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해는 소통과 공감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떤 소통 채널을 사용하며,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파악하게 된다면, 그들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며, 이런 이해의 바탕 위에서 소통과 공감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다.
MZ세대의 여러 특징이 있지만, 첫째는 다양성이다. MZ세대는 어느 한가지에만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직업도 평생직장보다는 투잡, 쓰리잡의 N잡러를 지향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가 새롭게 가진 이른 은퇴시기와 비정년 등으로 생겨나기도 한다. 둘째, 목적을 이루면 해체하는 ‘느슨한 연대’를 보인다. 셋째, 공정성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기를 바라며 적절한 보상을 원한다. 넷째, 대화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여긴다.
위와 같은 MZ세대의 모습은 교회의 역할을 제시해 준다. 교회는 먼저, MZ세대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고, 이들의 삶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업, 생활비 등의 일상의 영역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MZ세대는 조직문화에 익숙하지 않기에 어떤 조직이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교회라는 조직도 권위적인 조직으로 비추어 지면 떠날 수 있다. 일방적인 믿음의 강요로만 머물게 할 수 없는 것이다. MZ세대는 교회의 문제도 대화로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일방적인 지시 보다는 세대간, 상호간 대화를 통하여 개선해야 한다.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MZ세대가 신앙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깊이 있는 기도, 말씀, 영성훈련 등이 있어야 한다. MZ세대에게는 신앙과 일상의 균형 잡힌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MZ세대의 신앙적 성장 뿐 아니라 삶의 문제에 함께함으로 MZ세대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삶 전반에 걸쳐 균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하나님의 선물인 MZ세대에 대한 이해, 이해를 통한 소통과 공감으로 가능하다.
김영권 목사
<대전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