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24:10-26
비가 오는 날 큰 빌딩 벽에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거미줄을 치다가 거미가 세찬 비를 맞고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거미는 벽을 기어올라 거미줄에 다시 올라가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비 때문에 벽이 미끄럽고 축축해서 올라가다가 미끄러져서 떨어지고 다시 또 올라가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면서 “내 인생도 이 거미 같구나. 온종일 바쁘게 일하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라고 하면서 절망의 늪에 빠졌다. 두 번째 사람은 계속해서 올라가려고 시도하는 거미를 보고 ‘이 거미는 참 어리석구나. 바로 옆에 젖지 않은 벽을 타고 올라가면 될 것을. 나는 이 거미처럼 어리석게 살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며 거미를 통하여 교훈을 얻었다. 세 번째 사람은 거미가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인생에 시련이 올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기고 극복하면서 나아가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과 성공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교훈을 받고 결심을 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똑같은 상황과 현실을 보면서도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고 결심하는 것이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시기에 5.17 쿠데타가 일어나서 사회 개혁을 한다며 여러 정책을 바꿨다. 교육 정책도 바뀌어서 대학교 졸업생은 학사고시를 통과해야 졸업이 가능했고, 고등학교 졸업생도 국가고시를 보아야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졌다. 이때 나는 엄청난 고난과 아픔을 겪었다. 왜냐하면 현행법으로는 시각장애인에게 대학 입학 국가고시를 볼 자격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이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도전하라. 네가 이긴다”라는 확신의 음성을 주셨다. 이 음성을 듣고 나는 문교부를 서른세 번을 찾아갔다. 교복과 학모를 쓰고 총칼을 든 그들을 찾아가는 일은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았다. 갈 때마다 담당 장학관은 바쁜데 왔다고,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며 욕설을 하고 나를 윽발질렀다. 어떤 직원은 ‘반가운 손님이 온다’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빈정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나에게 용기와 꿈과 희망을 준, 잊지 못할 은인이 있었다. 먼저는 당시 문교부 장관 고문으로 계셨던, 연세대학교 의무부 총장과 의료원장을 역임하신 김명선 박사님이다. 그분은 나를 측은하게 봐 주셨다. 나를 만나면 손을 잡고 “학생, 잘하고 있어. 포기하지 마라. 낙심하지 마라. 끝까지 도전해라”라고 하시면서 집무실로 데려가서 커피와 빵도 주셨다. 그리고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부관으로 있던 김 대위님이다. 김 대위님은 내 편에 서서 “이렇게 열정적인 학생에게 왜 시험 볼 자격을 안 주느냐. 고생시키지 마라”라고 문교부 담당관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사막에서 우물을 파다 보면 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끝까지 매달려라”라고 하면서 격려해 주셨다. 계속해서 매달린 결과 문교부 장관의 특전으로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획득하였고, 문교부 직원 중에 ‘이등자’라는 분이 나의 팔을 잡고 문교부 장관의 허락서에 관인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동행해 주셨다.
거미의 이야기에서 한 사람은 절망하고, 한 사람은 인생을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고, 또 한 사람은 인생에 시련이 올 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기고 극복하면서 나아가야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그리고 나의 경험처럼, 사물과 환경을 대하는 방법도 생각과 선택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불행이 지나간 후 성공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는 칠전팔기의 용기와 신앙과 철학에 달려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고난을 마주하는 한편, 실패하는 사람은 어려움 앞에서 비관적이고 실망스러운 태도로 접근한다. 마음가짐과 선택을 긍정적으로 할 때 성공을 이루고 희망을 창조하게 된다.
나폴레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본래 아주 작은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차이가 훗날 큰 차이를 만든다. 여기서 말하는 작은 차이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 아니면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이다. 이것이 훗날 성공을 만드느냐 아니면 실패를 만드느냐 하는 큰 차이가 된다”라고 말하였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불행이 닥쳐와도 스스로 희망을 만들고 마음속에 희망을 가득 채운다. 반면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불행이 닥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좌절하고 비관에 빠져 자신의 잠재력과 재능을 발휘할 여지조차 말살시키고 만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라고 말한 것 같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다가오더라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믿음과 철학을 가지고 산다면 반드시 행복과 희망을 창조하고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인생을 소모하고 실패의 길로 가게 된다. 따라서 곤경에 처하더라도 마음에 희망을 품는다면 위기를 극복할 원동력을 얻고, 큰 도약을 이루어 성공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