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나의 일생] 정치계에 던지는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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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에 있었던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108석, 야권이 192석을 얻었다. 국민이 여당에 숨통만 붙여놓은 셈이 되었다. 문득 2022년 11월 15일 국민의힘 기독인회 추수감사절 조찬 기도회에서 내가 여당에 던진 쓴소리 설교가 생각나 줄거리만 요약해 보려고 한다. 

선거를 치를 때는 상대가 있습니다. 문재인, 이재명 누가 되었든지 간에 상대가 있는 겁니다. 정권을 얻고 나면 나와의 싸움, 국민의 눈높이와의 싸움만 남습니다. 지난 정부보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낫지 않느냐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국민은 대통령과 여당이 약속대로 오롯이 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 제가 쓴소리 좀 할까요? 국민의힘이 잘해서 지지를 얻고 정권을 얻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아시잖아요. 지난 정권의 커다란 약점, 국민에게 준 실망감 때문에 여러분에게 기대와 희망을 걸어본 것입니다. 닭을 잡을 때는 날개를 잡고 토끼를 잡을 때는 목덜미를 잡지만 정치가는 국민의 마음을 잡아야 합니다. 정권이란 항상 위기와 기회 앞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마음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신앙적으로 말하면 하나님께로, 본질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겸손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도 겸손, 저녁에도 겸손할 수 있습니다. 왜요? 정권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까요. 하나님이 주신 것 하나님의 마음으로 국민을 섬겨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전방위적 위기 시대, 재난이 상존하는 시대입니다. 위기가 발발하는 시간은 좁혀지고 그 위기의 크기는 점점 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권력을 위임받은 위정자가 되고 리더십을 얻었다는 것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책임을 지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한없이 부족한 제가 한국교회 중심에서, 맨 앞자리에서 한국교회를 섬기는 지난 일 년 동안도 재난 사고가 어쩌면 그리도 많았던지요. 우크라이나 전쟁, 울진 삼척 동해안 지역의 역대급 산불, 홍수, 지진, 10.29 참사까지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구를 한 바퀴 돌리면 한반도 전쟁이 됩니다. 울진 삼척 산불 지역에 집을 잃어버린 분들을 만나면서 저분들이 내 어머니라면, 불탄 저 집이 내 어머니 살던 집이라면 어떤 마음으로 나는 저들을 섬겨야 할까? 10.29 참사 현장을 찾아보면서 여기서 희생된 젊은이들이 내 아들 내 딸이라면 나는 어떤 자세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그래서 저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하나님의 음성 앞에 눈물로 작은 일들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놈의 재난 내가 일으켰나, 국민들은 왜 우리만 나무라는가 하고 생각한다면 그 자리에 계시면 안 되는 겁니다. 

마침 지난 주간 통일 문제 의견을 나누기 위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차담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부 여당의 시선뿐만 아니라 나를 지지하지 않는 진보 좌측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진보 좌측으로 운동장이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통전적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우리 어릴 때는 왼손 왼발을 못 쓰게 했어요. 요즘은 양손 양발을 균형 있게 사용하라고 가르칩니다. 손흥민 선수를 보세요. 공을 차도 양발을 다 써야 진짜 선수가 되더라고요. 확증편향, 팬덤정치, 진영논리에 빠져 사는게 우리 정치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는 겁니다. 보수 정권의 한미, 자유 민주 진영의 동맹을 기초로 나라를 지키자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또 한편 진보의 민족주의 민족 공동체 가치도 늘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더 건강해지려면 건강한 보수가 이 사회에 굳건히 서 있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진보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극우 극좌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게 국민통합입니다. 

이 메시지는 175석을 얻었다고 어깨에 힘을 주는 더불어민주당 분들도 함께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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