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공감감각(common sense)을 말한다. 순리(順理)란 사물의 이치에 따른다는 뜻이다. 순리는 마땅히 따라야 할 도리이며, 법리이며 자연계를 지배하는 원리이다. 이탈리아의 역사 철학자 비코(G. Vico, 1668~1744)는 역사란 “순류(corso)와 역류(ricorso)의 투쟁과정”이라고 했다. 비코는 결국 순리를 따르는 세력들이 승리한다는 순환사관을 주장하고 있다. 강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흐르는 강물에 둑을 쌓아 강물을 막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둑에 강물이 넘쳐 결국 둑은 터지고 만다.
영국과 프랑스가 북아메리카 식민지의 오하이오강 주변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7년 동안 프렌치 인디언전쟁(1754~1763)을 벌였다. 영국이 승리했다. 영국 조지 3세(George III)는 국왕 선언을 통해 식민지인은 인디언과 통상할 수 없으며, 동부의 앨러게니(Allegheny) 대지 서쪽으로 이주금지정책을 시행하였고, 설탕조례, 인지조례, 타운센트법 등을 통해 과세를 강화하였다.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는 1975년 4월 23일 버지니아 식민지의회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였다.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1776년 1월 10일 ‘상식론’(Common Sense)을 출간해 식민지 독립을 강조했다. 미국 독립주의자들은 “대표 없이 과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ntaion)로 항쟁했다.
러시아 푸틴정부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갑자기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붕괴 시 15개국이 독립할 때, 독립한 자주독립국가이다. 강대국 러시아가 약소국 우크라이나를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침공하여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행위가 결코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움직임 때문이라는 이유는 약소국의 자위권 수호를 무시한 비상식적 폭거이다.
고대 서로마제국은 한때 유럽의 패권자 역할을 해 왔다. 그래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강한 제국이 되다 보니, 많은 부(富)가 로마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오늘날 로마의 폼페이 유적지이나 대형 목욕탕이나 콜로세움 원형 경기장 등을 보면, 로마제국에 쾌락주의 문화가 얼마나 만연되어 있었던가를 추정케 한다. 바울은 로마의 동성애 문화의 실상을 성경에 기록하고 있다.(롬 1:26~27) 여기에서 바울은 여자와 남자의 결혼을 순리(順理)로,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의 동성애의 음란 행위를 역리(逆理)로 보았다. 결국 동성애 행위는 인류문명의 멸망을 자초하게 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은 광복후 해방의 기쁨은 잠시뿐 좌・우익으로 갈라져 이념의 포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6・25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분단의 비극이 지속되고 있다. 인간에게는 자유도, 평등도 필요하다. 오른쪽 손발도 왼쪽 손발도 필요하다. 두 날개가 있어야 창공을 높이 날 수가 있다. 자유만 있어야 하고, 평등만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조화와 균형에 배치되는 주장이다. 그것은 순리적 사고가 아니다. 극우도 극좌도 인류가 추구해야 할 성숙한 이념의 방향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세계 도처에서 편향된 이념에 사로잡혀 너무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특히 6・25전쟁 때 이념에 사로잡혀 우리나라에서도 민족상쟁의 비극이 벌어졌다. 자유와 평등은 공존하고 공생해야 한다. 이념이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 없다. 생명은 세상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탈이념시대에 남・북한은 하루속히 이념의 포로에서 벗어나서 평화통일의 길로 매진하는 것이 상식이요 순리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