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키스는 사랑의 확인인 동시에 싸움의 시작이다” (키에르케고르)
갈등 없는 삶이란 없다. 세상살이, 사람살이가 다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세상에 갈등이 없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공동묘지일 것이다. 삶에서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은 이미 경기에서 제외된 사람이다. 결혼생활 역시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사랑한다고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갈등한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부부갈등이 확실히 없는 곳이 있다. 그곳은 오직 혼자서 사는 곳이다.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건강한 부부는 갈등을 통해 더욱 성숙한 하나가 된다. 그런가 하면 아예 파경으로 가는 부부도 있다. 문제는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부부싸움도 잘만 하면 갈등을 해결하는 적극적인 대화의 한 방법이 된다.
가끔 부부싸움을 전혀 안하고 살았다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물론 정말 금실이 좋아서 싸우지 않는 부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거짓말을 하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둔감한 푼수들이다. 배우자의 말을 들어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부부의 경우도 그랬다. 남편은 사람들 앞에서 자랑을 했다.
“저는 성이 ‘노’씨인데 모든 것을 ‘No, No’할 정도로 성격이 까다롭답니다. 하지만 결혼 31년이 되도록 한 번도 싸운 일이 없어요. 아내가 다 잘 받아주거든요. 이만하면 행복한 부부 아닌가요?” 그러자 옆에 있던 아내가 말을 받았다.
“네 부부싸움은 안 했지요. 그러자니 내 속이 어떻겠어요?”
남편은 행복한 부부라고 자부하는데 아내는 속이 시커멓게 탔다고 한다. 그 까칠한 성질 건드려봤자 얻을 것도 없으니 그냥 참고 살았다는 것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며 무작정 참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하수구에 가스가 꽉 차면 기어코 폭발해 맨홀 뚜껑이 날아가는 날이 온다. 이런 부부는 가슴 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시한폭탄은 결국 황혼이혼으로 폭발하거나 몹쓸 질병으로 폭발한다.
하수구의 가스를 조금씩 빼 주어야 하듯이 쌓인 감정과 스트레스도 그때그때 털어버려야 한다. 부부 사이에도 위장된 평화보다는 갈등이 있을 때 때론 싸우기도 하고 부딪치는 게 낫다.
싸워보지도 않고, 노력해보지도 않고 이혼이라는 파경으로 가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이에 비하면 부부싸움은 훨씬 건설적이다. 부부싸움을 잘하면 갈등을 해결할 뿐 아니라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된다. 상대의 불만과 필요를 알게 된다. 그리고 부부간의 이해와 사랑의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싸울 필요도 없어진다.
싸우며 살아도 행복한 가정이 많다. 정말 심각한 것은 오히려 싸움이 없는 부부, 싸우고 싶지도 않은 부부, 싸울 수 없는 부부가 문제다. 왜? 이 인간하고 싸워봤자 얻을 게 없다고 참는 게 문제다. 참는 것만이 대수는 아니다. 때론 싸우며 살아라! 싸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 싸우는 것이 문제이다. 잘못 싸우면 멀어지고 파경으로 간다. 싸우되 원칙을 지키며 싸워라! 진정 행복한 부부는 싸움이 없는 부부가 아니라 잘 싸울 줄 아는 부부가 건강한 부부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