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팔을 내릴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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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파리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8월 6일 현재,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땄다. 한국 선수들이 딴 11개의 금메달 중에서 다섯 개가 양궁에서 나왔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 다섯 개를 모두 한국 선수들이 땄다. 사선(射線)에 들어선 한국 선수들의 차분함과 침착함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무척이나 긴장된 순간에도 어떻게 저렇게 안정적일까 궁금하다. 사선에 들어서서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에 한국 선수들의 심박수는 무척이나 안정적이다. 이들의 심박수가 잠잘 때의 그것과 같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남자 단체전 중국과 치른 준결승전에서 김제덕 선수가 보여준 행동은 그 비밀 하나를 알려준다. 

김제덕 선수가 사선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벌 한 마리가 날아왔단다. 손으로 벌을 쫓아버렸는데 사선에 들어서서 활시위를 당겼을 때 벌은 다시 날아왔다. 벌은 김제덕 선수의 손가락 위에 앉았다가 조준점 사이를 날아다녔다. 이제 한국 선수 두 명이 남은 두 발에서 18점 이상을 쏘면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제덕 선수는 순간 벌 때문에 격발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겨 정확하게 10점을 맞췄다. 이때 김제덕 선수의 심박수는 80 bpm 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였다. 경기 후 김제덕 선수는 인터뷰에서 “사선에 들어서려고 할 때 벌이 날아와 쫓아버렸다. 그런데 벌은 다시 날아와 입술에 붙었다. 그러나 팔을 내릴 순 없었다”라고 했다. “안 쏠 수 없었다. 10점을 쏘고 싶었다. 그 한 발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어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믿음을 갖고 쏘았기 때문에 좋은 감각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했다. 김제덕 선수는 벌이 눈앞에서 격발을 방해하는 순간에도 활시위를 잡은 팔을 내릴 순 없었다고 했다. 10점을 쏘고 싶은 간절함과 잘 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는 누가복음 18장에서 오늘 우리가 기도하다가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하시면서 불의한 재판장과 한 과부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불의한 재판장도 자기를 번거롭게 하는 억울한 과부의 사정을 풀어주는데 하나님께서 어찌 밤낮 부르짖는 자들의 원한을 풀어주시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하나님은 불의한 재판장도 아니고, 우리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 없는 과부도 아니다. 예수님은 그 이야기 끝에서 인자(人子)가 올 때 믿음을 보겠느냐고 하셨다. 이 세상에는 변수가 많다. 살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기도 한다. 시련이 닥친다. 고난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때 그만 믿음의 팔을 내려놓고 싶기도 하다. 포기하고 싶다. 인생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그때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간절함과 의로우시며 우리들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도우시리라는 믿음으로 살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은 흔들려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믿음은 변하지 않으신다. 그러니 그 어떤 시련이 와도 흔들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참고 견디는 믿음으로 살아가자. 결코 믿음의 팔을 내릴 순 없다.

민경운 목사

<성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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