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평전] 고장난 바다의 온도조절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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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3) 1월 남태평양 통가 해저화산이 폭발했다. 화산(火山) 폭발은 지구 기온을 낮춘다. 분출된 아황산가스가 황산 에어로졸을 만들어 햇볕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닷속의 통가 화산은 아황산가스 분출량은 적었지만, 수증기 1억 5천만 톤을 성층권으로 뿜어 올려 지구를 온실 상태로 만들었다. 기후학자들은 이 통가 화산의 수증기가 지구 기온을 0.035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온 상승이 수년 지속되고 있다.

올여름(2024)은 하와이 산불, 지중해 폭염, 그리스 산불과 폭우, 중국의 폭염과 폭우, 인도의 몬순 폭우 등 전 지구적인 고온(高溫) 폭우(暴雨) 사태로 지구는 몸살을 앓았다. 그 영향으로 태평양 표층수가 뜨거워지고 전 지구 기온이 상승했다. 원인은 바다 기온 상승에 의한 엘니뇨 작용이 컸다. 3~7년 주기로 되풀이되는 엘니뇨는 올 6월 본격화돼 지구 평균기온을 0.05도 끌어 올렸다. 

오늘날 대기(大氣) 중 이산화탄소는 420ppm 수준이다. 이는 산업혁명(産業革命) 직전의 280ppm보다 50% 증가한 것이다. 늘어난 140ppm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가열(加熱)시키는 거대 난로나 다름없다. 세계가 탄소 중립을 달성하더라도 140ppm 난로의 효과는 오래 지속된다. 따라서 바다는 탄소 중립 후에도 계속 더워질 것이다. 

선박 연료로부터의 이산화탄소 오염(汚染)도 지구 기온을 상승시킨다. 그래서 높은 기온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종은 멸종당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우주 먼지와 매연이 지구 하늘을 뒤덮어 햇빛을 막아버려 지구 기온이 떨어지면서 혹독한 빙하(氷河期)가 찾아들어 생물들이 멸종한다. 공룡도 이때 멸종했다. 이런 지구 현상에 이제는 인간이 바다를 오염시키면서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미국 스탠퍼드대 숀 커밍스 교수는 “인간이 지구 생물의 대멸종을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UC버클리 앤서니 바노스키 교수는 “인간의 행동이 생물학적 절멸을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다 자체에도 요인이 있다. 지구 표면적의 71%가 바다다. 바닷물은 육지보다 햇빛 흡수력도 커서 지구에 와 닿는 햇빛 에너지의 대부분은 바다가 빨아들여 저장한다. 이 바닷물은 비열(比熱:물질의 온도를 올리는데 소모되는 열량)이 높아 열을 저장한다. 지구 기후는 이렇듯 사실상 바다가 결정한다. 데워진 바닷물이 대기 온도를 올리고 더 많은 수증기를 증발시킨다. 증가한 수증기는 더 많은 비, 더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낸다. 태풍 에너지는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품고 있는 잠열(潛熱)이다. 이 잠열에 의한 수증기 증가는 열대 폭풍을 만드는 연료나 마찬가지다.

오늘날 바다는 인간들의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다. 선박에서 버리는 폐수와 기름은 물론 육상에서 바다로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등의 쓰레기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쓰레기 중에 분해(分解)가 어려운 플라스틱류 정도만 환경문제로 인식한다. 그것은 광활한 바다가 만물을 소화하기 때문에 결국은 정화(淨化)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다. 해상 쓰레기 투기에 대한 법적·행정적 무관심도 비극적인 해상 쓰레기 사태들을 부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다목적댐 건설을 이명박 정부 후 14년만에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로 극단적 가뭄·홍수가 빈번해져 육지 내 저장수를 확보해 대비한다는 취지다. 2013년 ‘4대강 사업’ 종료 후 지난 정부를 거치며 중단된 국가 주도 치수(治水) 사업이 재개되는 것이다. 잘하는 정책이다. 

이에 환경부는 “기후 위기에 따른 홍수·가뭄을 예방하고 국가 전략 산업의 미래 용수(用水) 수요를 뒷받침할 ‘기후 대응 댐’ 14곳을 추진한다”며 후보지를 발표했다(2024년 7월 30일). 다목적댐 3곳, 홍수 조절댐 7곳, 용수 전용댐 4곳이 추진된다. 권역별로는 한강 권역 4곳, 낙동강 6곳, 금강 1곳, 영산강·섬진강 3곳이 예정됐다. 9곳엔 새로운 댐을 짓고, 5곳은 기존 댐을 리모델링한다.

이런 다목적댐 추진은 2010년 착공한 경북 영천 보현산댐(2천211만 톤) 이후 14년만이다. 그동안 댐 사업은 2013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끝난 후 토목 사업에 대한 환경·지역 단체의 반발로 추진되지 못했다. 이명박 후임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댐 저장수가 썩는다고 댐 건설을 중단해버렸기 때문이다. 이 중단 이후 202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세 차례 홍수, 한 차례 가뭄에 시달렸다. 

지구 바닷물 표층수 평균 수온 변화 <사진출처: ClimateCheck>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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