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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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대한민국은 예상 밖으로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물론이고 아쉽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들 모두 하나같이 말로 다할 수 없는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이번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이들이 적어도 지난 4년 동안 흘린 땀방울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대회로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자 역도 81kg 이상 체급에서 은메달을 딴 박혜정 선수는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 10초도 안 남기고 헐레벌떡 시합장으로 들어왔다. 아니 왜 저렇게 몇 초 남기지 않고 들어올까 의아했다. 알고 보니 감독과 코치 등이 작전을 상의하다가 시간을 놓쳤단다. 그렇게 서둘러 들어와서 시합에 임한 박혜정 선수는 3차 시기에 실패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합에 임했으면 성공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얼마나 아쉽고 속상할까 싶었다. 눈물도 났을 것이다. 감독과 코치진을 향해 원망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박혜정 선수는 지인에게 ‘LA 올림픽에 가서 금메달 따면 되지 뭐’라고 했단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이런 생각을 갖게 한 경기가 여럿 있다. 그중의 하나가 육상 남자 400m 결승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미국의 퀸시 홀(Quincy Hall) 선수가 우승했다. 400m 경기는 마지막 100m에서 승부가 난다고 한다. 그는 100m를 남긴 상황에서 메달권에 들지도 못했다. 그런데 60m를 남긴 때부터 4위로 달리던 퀸시 홀이 치고 나왔다. 퀸시 홀이 3위를 제치고, 2위를 제칠 때 1등으로 달리던 선수는 금메달을 확신하고 조금 편안한 듯 달렸는가 보다. 그러는 사이에 퀸시 홀이 결승선 1, 2m를 남기고 1위까지 추월하고 골인했다. 이 모습을 중계하던 캐스터가 지금까지 1위로 달리던 선수를 향해서 지금 ‘전광판을 볼 때가 아니다’고 했다. 1위로 달리던 선수는 이렇게 역전이 될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여유를 부렸는지 모른다. 이 경기를 보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것이 어디 운동 경기만 그러겠는가? 우리 인생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다가 마음대로 잘되지 않으면 낙심한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도 한다. 생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만 하던 일을 포기한다. 뭔 일이 잘 되는 것 같으면 교만하고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모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일생을 다 마치면서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디모데후서 4장 7절, 개역 개정)라는 고백을 했다. 우리들도 인생을 다 마치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직 모른다.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정진해야겠다.

민경운 목사

<성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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