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에세이] 나는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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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 시아주버님 내외분이 교회에 나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놀라는 순간 너는 뭐했느냐는 질책이 뒷머리를 쳤다. 나와 오랫동안 단체 활동을 함께 해온 장로님이 아주버님과 죽마고우인데 자신이 오래 전도해도 성공을 못했는데 같은 어릴 적 친구 장로님이 최근 전도해서 그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는 것이다. 순간 나는 뭐했나 하는 자책이 가슴을 때렸다. 말도 붙여볼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우리 내외는 시도해 보지도 못했던 일이다.

 아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우리는 그저 땅끝까지 전해야 하는데 그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동서가 마음을 여는 순간 얼마나 내가 괘씸했을까 싶어 얼굴이 달아오른다. 내가 주님을 영접한 그 순간에 내게 한번도 구원에 대해 말하며 전도한 적이 없는 가까운 친척들이 떠오르며 괘씸했던 기억이 살아나서다. 평생 내게 전도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감사가 입을 밀고 올라왔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친구 장로님 두 분의 생활이 얼마나 모범적이었으면 그 대쪽 같은 어른이 90 나이에 마음을 여셨을까 싶은 생각을 하면서 우리 목사님의 생활신앙인 강조의 설교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구나, 전하는 사람의 인품과 생활 모습이 전도 받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로구나. 바꾸자, 사람 보아가며 전도하겠다는 생각이 이미 교만이고 불순종임을 깊이 새기고 회개하자. 내가 예수님을 전할 때 내 모습이 예수님의 덕을 크게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성찰하며 살아야겠구나. 작심삼일이라도 좋으니 부단한 노력을 할 일이다. 

 서둘러 서점에 왔다. 오랜만의 서점 나들이다. 성경을 선물해 축하의 뜻도 전하고 그동안 하나님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넓은 의미의 양육자는 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큰 글씨의 성경을 들고 거리로 나오니 여전히 덥지만 기분이 상쾌하다. 

다음 주일에는 그 교회로 가서 함께 예배드리며 축하와 격려를 드리고 함께 기쁨을 나눠야겠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이제 가까운 친척들부터 망설이지 말고 전도하게 힘을 주시옵소서. 친구들에게도 듣든 안 듣든 괘념치 말고 입을 열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섭리가 깊고도 오묘하심을 온몸으로 느끼며 내가 주님을 영접하던 그날의 감격이 떠오른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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