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한글 자랑

Google+ LinkedIn Katalk +

2024년은 578주년 한글날을 맞는 해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234개 국가가 있고 인구는 82억에 이른다.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6천여 종이 있는데 그중에 우리 한글이 으뜸이다. 한글은 창제자(세종대왕)와 창제년도가 확실한 유일 언어이다. 닿소리(子音)는 혀와 이 등 발성 기관의 모양을 본떴고 홀소리(母音)는 天, 地, 人의 의미를 본떠서 만든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언어이다. 2007년부터 세계에서 9번째로 국제 공용어로 인정받았고 현재(2013년 이후) 23개국이 제2 외국어로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1997년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1990년부터 ‘세계 문명 퇴치의 날’이 제정되어 그 날 유공자에게는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는 “한글은 세계의 알파벳이고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없으며 한글 발명은 어느 문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성취이자 기념비적인 사건이다”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도 “한글은 가장 독창적이고 훌륭한 음성문자로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지적 선물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2007년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제43차 총회에서 183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한글을 9번째 국제 특허 협력조약(PCT) 국제 공개어로 채택했다. 우리 한글로 작성된 특허문서가 번역 없이 한글 그대로 전 세계 인류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문자인 한글의 우수성과 세계화를 알리는 사례라 하겠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는 한글의 가치와 쓰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거리에 나가면 이게 어느 나라인지 모를 정도로 외국어와 외래어 간판이 즐비하고 우리들의 일상 언어생활 속에도 지나칠 정도로 외국어가 많이 들어 있다. 새로운 용어에 접촉이 어려운 노인세대들은 더욱더 의사소통이 어렵기만 하다. 또 대학에서도 교수들의 논문을 영어 등 외국어로 써서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소위 SCI급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에 대해선 국내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보다 최고 5배까지 가중치를 두는 곳도 있다. 그러니까 교수들이 한글 논문 쓰기를 포기하고 다른 외국어로 논문을 쓰려고 한다. 영어 학술지는 영어 해독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읽히고 유통된다. 그들에게는 영어를 사유와 삶의 언어로 삼는 문화가 전제된다. 지적 호기심뿐만 아니라 글쓰기 말하기의 규범이나 논리전개를 영어 문화권의 관행에 따라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문사회학자들은 학문적 삶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를 영미 문화권에 순응하면서 보내야 되니 안타깝다. 일상적이고 쉬운 이야기는 한글로 하고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이야기는 영어로 해야 소통이 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세계는 한류 문화(K-culture)로 열광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내 것을 천대, 무시하고 외국 문화와 외국 언어에 추종하는 어긋남을 보게 된다. 우리말로 표현해도 잘 이해되고 크게 감동되는 언어들이 많다. 우리 모두 함께 읽으며 한글로 소통하고, 한글로 표현해, 한글로 세계 문화를 이끌어 가도록 하자. ①“주름살과 함께 품위를 갖추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빅토르 위고) ②남자는 마음으로 늙고 여자는 얼굴로 늙는다. ③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좌절(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곤경에 처해도 당황하지 말자. 사방이 다 막혀도 위쪽은 언제나 뚫려있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한 희망은 있다. 젊음은 마음의 상태이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매력은 눈을 놀라게 하지만 미덕(美德)은 영혼을 사로잡는다. 나이가 들수록 낡아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갈 수 있다. 생명이 없으면 부패하지만, 생명이 있으면 발효된다. 이 세상에 접속은 쉬운데 접촉이 어렵다. 그러니 정보를 검색만 하지 말고 마음속으로 깊은 사색을 하자. 일찍이 베르그송은 “사색하는 행동인, 행동하는 사색인”을 강조했다. 이 가을 우리 글, 우리의 자랑 한글을 더욱 아끼고 활용해 우리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자.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