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역사에서 교훈 얻는 민족에게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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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대표하는 한 단어를 고르라면 무엇일까? 몇 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선택한 단어는 ‘변화’(Change)였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이룩한 변화는 수천 년 동안의 변화보다 더 크다. 변화에는 항상 저항이 있고 반대 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일까? 기득권 세력이다. 바꿔 말하면 이미 빨대를 꽂고 있는 기득권으로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는 자들이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때 소설이 대중화되자 소설을 못 읽도록 한 일도 있었다. 그 이유는 노동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19세기 초에는 자동차가 영국에서 최초로 개발됐다. 그러자 저항세력이 생겼다. 그때까지 중요 교통수단은 마차였다. 자동차가 개발되자 마차업자들이 들고 일어나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영국의회는 1861년 ‘붉은깃발법’(Red Flag Act)을 통과시켰다. 자동차는 시내에서 8km/h 시외에서는 16km/h로 제한해 자동차가 제 기능대로 달릴 수 없게 되었다. 거기다가 1865년에 붉은깃발법을 더욱 강화시키는 조례를 만들었다. 시내에서 3.2km/h 시외에서 6.4km/h로 제한했다.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와 기관원 그리고 기수까지 3명이 항상 있어야했다. 기수는 55m 전방에서 선도해 시민들에게 자동차가 오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낮에는 붉은 깃발로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선도했다. 

이 법은 1896년까지 30여 년간 지속돼 자동차 산업 발달의 발목을 잡았다. 의회가 이익집단의 요구에 휘말린 것이다. 그러는 사이 독일과 프랑스, 미국은 그러한 규제 없음으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세계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이들 나라에 비해 100여 년 이상 자동차 산업이 뒤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개발해놓고도 마차보다 더 빨리 갈 수 없도록 규제함으로 자동차 산업의 발달을 스스로 제약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어린이 보호구역이 30km/h인데 그보다도 시외에서 5분의 1도 되지 않는 속력으로 달려야 하니 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다. 마차보다도 느리고 불편하니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할 리 없었다. 그래서 상용화도 될 수 없었다. 가장 발달한 영국의회가 악법을 만든 것이다. 거기에는 마차꾼들의 빗발치는 항의와 의회정치꾼들의 동조가 있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배우는 민족에게 희망이 있다. 첨단기술로 인한 새로운 기술개발이나 변화에는 기존질서가 저항한다. 그리고 발목을 잡는다. 우리나라에도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는 악법과 규제가 많아 안타깝기도 하다. 정치 집단화된 노조에 휘둘리는 각종 제약과, 인권을 앞세우는 각종 악법들의 발의도, 의사들의 파업과 의료분쟁도 밥그릇을 지키려는 마차꾼들의 외침같이 들리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국민을 위한다는 번지르르한 말과 달리 지역당파나 잘못된 이념에 함몰되어 올바른 국가관이나 시대정신이 결여된 무리들이 설치는 뉴스를 언제까지 고통스럽게 바라보아야만 하나? 그걸 푸는 실마리와 그 해법은 없는 것일까?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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