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뒤끝 없는 사람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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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찰떡궁합으로 딱딱 맞는 부부는 지구상에 없다. 달라서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부부는 영원히 모를 손님(eternal stranger)이라고 한다.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한다. 같이 살면서도 다른 것이 부부다. 

행복해야 할 부부들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갈등하며 평생 싸운다. 사랑하면서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우리 부부는 무엇으로 싸우나? 우리 부부는 시시한 것, 지극히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한다. 남북통일과 인류평화를 위해서는 한 번도 싸워본 일이 없다. 

때때로 우리 부부는 냉·난방조절 문제로 부딪친다. 더운 여름에 차를 타면 나는 에어컨을 켜야 한다. 그런데 아내는 에어컨 좀 끄라고 성화다. 찬바람 나오는 구멍을 모조리 막아버린다. 체온조절 장치가 달라 냉·난방 문제로 부딪친다.  

잠자는 것도 다르다. 나는 깡촌 출신이라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새벽형이요, 종달새형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서울 출신으로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다. 그것 때문에 부딪치곤 했다. 

“밤 10시인데 자자. 빨리 자자”하고 조른다. 그러면 먼저 자라고 한다. 

한참 자야 할 시간인 밤 10시에 일을 시작하는 여자, 그때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생기가 도는 여자가 바로 내 아내다. 

나는 밤 10시에는 비몽사몽이다. 눈동자가 풀려 제정신이 아니다. 또 나는 누웠다 하면 곧바로 잠이 든다. 

그런데 내 아내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온갖 소리를 다한다. 

만리장성에 별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한다. 그러다가 “잠들었어?”라며 겨우 잠든 나를 툭 친다. 그러니 야행성 아내랑 사는 나는 자는 것까지도 고달프다.

결혼 전 내 아내는 나의 결단력과 과단성 등이 좋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같이 살고 보니 그게 아니다. 나는 화끈하고 뒤끝이 없다. 싸우고도 바로 잠이 든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끓이고 삭히고 혼자 끙끙 앓는다. “이 인간! 속 좋게 곯아떨어져 남의 속 다 뒤집어 놓고 뭐 뒤끝이 없다고?” 뒤끝이 없다는 것은 뒤끝 없는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다. 

상대는 그 뒤끝 없는 것의 앙금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아내는 지금도 뒤끝 없는 사람이 가장 싫다고 한다. 

내가 당신과 똑같아 보아라, 그러면 우린 벌써 못살고 헤어졌다고 말한다. 

사실 그렇다. 내 아내가 때로 성깔 부리는 나를 받아주고 참았기에 오늘 우리 가정이 있다. 나와 똑같은 성격이었다면 벌써 파탄이 났을 것이다. 

내 아내가 때론 답답하고 우유부단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나보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받아주는 아내가 좋다. 

여보! 고마워! 때때로 버럭하는 나를 받아주어서.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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